인천시가 전국에서 최초로 공동주택 분양에 마이너스 옵션제를 채택키로 한 것은 여러가지 의미를 갖는다.
우선 인천에서 새로 짓는 아파트 입주자는 자신의 기호에 따라 실내를 꾸밀 수 있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골격과 상·하수도 시설 등을 제외하고는 집 전체의 틀을 입주자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시가 29일 오후 3시 인천시청 장미홀에서 마련한 건설업계와의 '마이너스 옵션제 도입'과 관련한 간담회에서 당초 예상대로 큰 반발은 없었다. 건설업계에서도 '소비자가 기호에 맞는 집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미래 추세에 주택시장이 적응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 공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닥재, 벽지, 창호, 각종 가구, 주방용품, 욕조나 세면대 등의 위생설비, 타일, 조명기구 등 마감재 전체에 대해 분양 시점에서 소비자가 구입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천편일률적 아파트 시공문화를 바꾼다는 의미도 갖는다.

또한 공동주택 사업주체는 마감재의 품질과 가격경쟁에 나서 분양가 인하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물론 입주 후 마감재 교체공사로 인한 경제적 손실과 구조체 손상 등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비자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획일적인 마감에서 벗어나 다양한 내부 공간을 연출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이 밖에 이미 건축된 아파트 내부 시설을 새로 뜯어 고침에 따라 나타나는 자재낭비를 막고, 입주자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긍정적 효과도 클 것으로 보인다.
시는 마이너스 옵션제 시행에 따른 가격 산정은 건설교통부의 '주택의 기본형 건축비 산정연구 보고서’에서 정한 방법과 절차를 준용해 '주택건설공사 감리비 지급기준'에 나와 있는 '총사업비 산출 총괄표’에 의해 결정키로 했다.

또 공동주택 사업주체에게 감리 등의 확인이 용이하도록 상세한 산출기초를 별도로 제시토록 했으며 분양승인권자(군수·구청장)는 필요한 경우 견적 전문업체에 확인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할 방침이다.

시는 마이너스 옵션 부분에 따른 공사일정 차질과 관련 사용승인(준공) 문제는 주택법 시행령상의 세대별 임시사용승인을 통해 해결키로 했다.
공동주택 마이너스 옵션제 도입은 인천시가 최초로 시행하는 것이지만 민간 자체적으로는 용인 수지 동문아파트 등 일부가 플러스 옵션(15% 옵션, 풀옵션, 특별옵션)과 함께 자율적으로 마이너스 옵션을 도입한 바 있다.
동문아파트 마이너스 옵션의 경우 마감재 없이 골조에 미장만 한 상태로 분양했으며 6%의 세대가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