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와 화성시가 공동 주최하는 '화성 효 마라톤대회가 화성을 상징하는 지역축제로 자리잡았다. 지난 4일 열린 4회 대회에는 2만여명에 달하는 마라톤 동호인들은 물론 지역 주민들이 대거 자원봉사로 참가해 가족공동체의 중심 이념인 효(孝)의 의미를 체험하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다.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서 대가족 제도가 해체된 것은 물론 핵가족 간의 배타적 격리 현상이 심화되기에 이르렀지만 우리는 그것을 고도성장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만 여겨왔다. 당연히 가족간의 소통이 적어지고 효는 낡은 전통이나 전근대적인 가치로 폄하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그러나 하나의 민족이 전통적으로 이어온 가치, 특히 가족공동체를 유지하는 전통적 가치는 쉽게 매몰될 수 없는 것이다. 최근 경기도를 중심으로 '효'를 위기에 처한 한국 가정을 복원시킬 유일한 사회적 가치로 복원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화성 효 마라톤 대회가 짧은 기간에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가 된데는 효의 이념을 실천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 대회의 가장 큰 특징은 가족단위 출전을 강조하고 있는 점이다. '가족 2대' '가족 3대' '부부' 참가 부문을 만들어 부모와 자식이, 할아버지와 손자가 손을 잡고 서로 격려하며 골인지점 까지 함께 뛰다 보면 가족의 소중함과 함께 경로효친의 의미를 저절로 깨닫게 된다.

여기에 융건릉(隆健陵) 등 정조대왕의 효심이 어려있는 화성시의 역사적 특성이 어우러지면서, 대회를 가정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효 마라톤 매니아'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기록이나 승패 보다는 '효' 정신을 통해 가족의 소통과 일체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대회 참가자들의 일치된 소감이 이를 증명한다.

5월은 각 지방자치단체의 축제가 이어지는 달이다. 아쉬운 것은 대부분의 지역축제가 전통의 현대적 복원 보다는 무의미한 여흥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이다. 주제와 명칭은 다르지만 각종 이벤트성 공연이나 풍물장터 등 현장의 모습이 대동소이해 문화적 체험을 원하는 방문객을 실망시키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지역축제는 지역의 특색이나 전통을 유지하고 현대적으로 재창조해 지역공동체의 일체감을 확인하는 한 마당이 되어야 한다. 화성 효 마라톤 대회가 무형의 전통적 가치를 체험 가능한 현대적 가치로 재해석해 성공한 지역축제의 모범 사례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