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전투」는 1940년 독일이 영국의 비행장과 레이더 기지를 폭격함으로써 시작됐다. 그러나 한달 뒤, 독일 공군에게는「암흑의 날」이었다.
기습 공격을 감행한 독일은 영국의 막강한 공군력에 참패한 것이다. 일본은「미드웨이 전투」에서 한풀 꺾였다.
항공모함 4척·순양함 1척·항공기 3백22척의 손실을 본 것이다. 미국은 암호를 해득함으로써 일본의 작전 계획을 빤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1945년8월6일 히로시마 원폭 투하로 항복하기까지 일본은 이 전투에서 입은 상처를 회복하지 못하고 비틀댔다.
첨단 무기는 여러 전쟁에서 가공할 위력을 보이고 있다. 포클랜드 전쟁에서는 프랑스제 엑조세 미사일이 맹위를 떨쳤다.
걸프 전쟁엔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미국의 스텔스 폭격기(F-117A)가 등장했으며, 그 폭격기는 전략 표적의 40%를 담당했다. 첨단 무기는 오늘날 힘의 상징으로 되어 있다.
북대서양 조약기구(나토)와 유고는 지난 9일 유고군의 코소보 철수에 관한 군사 실무 협정에 서명함으로써 코소보 전쟁은 11주만에 막을 내렸다.
이 전쟁에서도 힘의 위력과, 국제 정치에서의 미국 일극 체제를 실감할 수 있다. 그러나, 힘으로 밀어붙인 종전에 여전히 불씨가 남은 게 문제다. 코소보 평화안은 코소보 독립을 보장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미국과 영국 사람들은 6·25전쟁을「한국전쟁」이라고 부르며, 우리도 그렇게 부르는 사람이 많다.
한국 내전이라는 데서 붙여진 국제적 호칭인 것이다. 북한과 중국은 다르다.「조국 해방 전쟁」과「항미원조(抗美援朝)」라는, 이데올로기적 호칭을 쓴다.
우리는 일제로부터 해방을 맞았지만 분단도 맞았다. 분단은 미국과 소련이 38선을 경계로 남과 북을 나누어 점령한데서 생겼다.
우리와 비슷한 고통이 코소보에 남는 건 바람직 한 게 아니다. 힘은 힘이고, 미국은 국제 사회에서 평화를 위한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 /Shinsm@kyeongin.com
힘과 책임
입력 1999-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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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06-12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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