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적 미녀 간첩 마타하리. 그녀의 본명은 거투르드 마가레트 젤르이며 마타하리는 ‘새벽의 눈동자’ 또는 ‘태양’을 뜻한다고 한다.
네델란드계로 전해지는 그녀는 1905년 어느 날 파리의 물랭루즈에 혜성처럼 등장, 뛰어난 미모의 무희로서 일약 대스타가 된다.
그리고 그 무렵부터 파리 상류사회에도 드나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녀가 본격적으로 이름을 들날리게 된 건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다.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과연 ‘새벽의 눈동자’답게 독일 첩보원으로 맹활약, 연합국측의 숱한 군사기밀을 빼내어 독일측에 계속 넘겨주었던 것이다.
여기엔 그녀의 빼어난 미모가 한몫 했음은 물론이다. 모르긴 몰라도 당시 ‘이렇다’하는 인물들로부터 사랑을 호소하는 연서(戀書)깨나 받았음직 하다.
하지만 그녀의 말로는 비참했다. 1917년 프랑스 당국에 체포돼 그해 10월 15일 총살당한다. 그녀 나이 마흔한살 때였다.
그후 그녀는 전설적인 ‘미녀 스파이’ ‘미인계’의 대명사가 되어 그 유명한 이름을 남기게 된다.
‘미인계’하면 ‘프로퓨모와 크리스틴 킬러’이야기도 꽤 화제가 됐었다.1960 년대초 영국의 국방장관 프로퓨모가 소련 간첩 집에 드나들며 고급 콜걸 킬러와 은밀한 관계를 맺고 국가기밀도 누설했던 것이다.
이 일이 드러나면서 영국 정계에 일대 지각변동을 일으켰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들과는 좀 다를지 모르나 비슷한 일이 우리 나라에서도 있었다 하여 온통 시끌벅적하다.
문민정부 시절 국방장관, 국회 국방위원장 등 정·관계 요인들이 무기판매 미녀 로비스트 ‘린다 김’과 관계를 맺고, 무기구매사업에 깊숙히 관여했다는 것이다.
사실여부야 좀더 캐봐야 알겠지만 사랑을 들먹이는 연서수준 편지까지 오갔다니 정말 가관이다.
이쯤되면 로비도 문제지만 중요한 국가기밀인들 안전했을까 싶기도 하다. 줄곧 사적인 관계라고 궁색한 변명만 늘어놓는 그들이 차라리 안타깝다.
한편으론 화도 나고. 그러나 저러나 그들 말대로 진정 아무 일도 없었다면 오죽 좋을까.
朴 健 榮 <논설위원>논설위원>
미인계
입력 2000-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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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5-06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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