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아이가 태어나면 상위에 눕히고 옥(玉)을 주어 놀게하며 여자아이는 바닥에 눕히고 기와를 가지고 놀게한다’.

‘남자아이의 띠는 가죽으로 만들고 여자아이의 띠는 실로 만든다’. 조선시대의 남녀차별은 이렇게 태어날 때부터 거의 의도적으로 이루어졌다.

하기야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으로서, 남자는 우주만물을 형성하는 근원이며 여자는 그에 종속되는 것’으로 철석같이 믿던 시절이었으니 오죽했으랴 싶기도 하다.

 이같은 불평등은 일제(日帝) 식민지시대에도 별다른는 변화가 없다가 해방과 더불어 차츰 달라지기 시작한다.

물밀듯 밀려들어온 서구문화의 영향으로 차츰 자아의 눈을 뜨게된 여성들은 곧이은 산업화 대중화 바람을 타고 전과는 비교도 안될만큼 자신들의 위치를 크게 올린다.

여기에 남녀고용평등법 여성발전법 등이 만들어지면서 법률상으로도 남녀평등이 보장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아직도 남아선호를 못버려 불법인줄 알면서도 툭하면 태아 성감별을 하려드는 게 최근까지 우리 여성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런중에도 참 놀라운 변화가 일고 있다. “딸 낳기를 원하는 분만 오세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못했을 ‘여아 선택임신’을 시켜주는 곳이 조만간 문을 열게된다고 한다.

신생 바이오벤처사인 (주)엔터바이오텍이 딸을 낳는데 주안점을 둔 최신 인공수정기술을 미국서 도입, 내년 2월부터 상용화키로 했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트(Microsort)란 이름의 이 첨단기술은 미국 농림부 과학자 로렌스 존슨이 지난 92년 개발한 것으로, 미국내에선 이미 오래 전부터 성(性) 선택임신에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딸의 경우 95% 이상의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는 게 자랑섞인 바이오텍측의 설명이기도 하다.

 얼마나 많은 부부가 찾게될지 모르지만, 이런 곳이 국내에서 문을 열 수 있을만큼 됐다는 것 만으로도 그동안의 우리 사회 성숙도를 충분히 짐작케해준다.

분명 바람직한 현상임에 틀림이 없을듯 싶다. 적어도 또 다른 역차별시대가 오지만 않는다면.

朴 健 榮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