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길이 19~22㎝, 꽁지길이 26㎝ 정도의 참새목 까마귀과. 어깨 배 허리는 백색, 머리에서 등까지는 금속광택이 있는 흑색이다. 둥지를 중심으로 한곳에서 사철을 사는 텃새다. 유라시아대륙 중위도지대 전역, 북아프리카, 북아메리카 서부 등지에 분포한다.’ 흔히 길조(吉鳥)라 여겨지던 까치에 대한 백과사전적 설명이다.
 예부터 우리민족은 아침 일찍 까치를 보거나 그 소리를 들으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믿어왔다. 또 은혜를 갚을줄 아는 새라고도 했다. 그래서인지 갖가지 설화 전설 등에 유난히 많이 등장한다. 우선 신라 석탈해왕의 탄생설화가 있다. ‘계림(경주의 옛이름) 동쪽 아진포에서 까치소리가 나 가보니 이상한 배 한척이 닿아 있었다. 그런데 그 배위에 상자 하나가 있어 열어보자 한 사내아이가 나왔는데, 그 아이가 훗날 탈해왕이 되었다.’ 삼국유사에 실려있는 이야기다. 또 ‘동국세기’엔 설날 새벽에 가장 먼저 까치소리를 들으면 그 해엔 운수대통한다 하여 길조로 여겨왔다. 보은의 새라 하여 다음과 같은 이야기도 전해진다. ‘과거보러 가던 한 선비가 구렁이에게 잡아먹히게된 까치를 살리고자 구렁이를 죽였다. 그런데 그 선비가 그날 밤 죽은 구렁이의 암컷으로부터 보복을 당해 죽게됐을 때 이 까치가 절의 종에 머리를 부딪쳐 종소리를 냄으로써 선비를 구하고 죽었다.’
 이처럼 까치는 항상 친근감을 주던 새였다. 그러던 게 언제부터인가 천덕꾸러기 골칫거리로 미움을 사고 있다. 무엇보다 사과나 배 등 과일을 쪼아먹어 과일농사를 망치기 때문이다. 또 툭하면 전주(電柱)위에 둥지를 틀어 정전사고를 일으킨다. 하도 피해가 크다보니 이젠 현상금까지 걸고 사냥에 나서는 시대가 됐다. 그런데다 엽사들은 포획한 까치를 증거물 제출용인 왼쪽 다리만 절단한 채 산과 들에 마구버려 환경오염까지 시키고 있다. 길조로 사랑받던 시절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세상 참 많이 삭막해졌다고나 해야할지. <박건영(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