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광주 경찰서 경무과 민원실의 조성록경사. 그의 선행이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박봉속에서도 30여명의 장애아를 내집에 데려와 돌본 것이 벌써 3년. 부인과 딸이 이들의 식사 빨래 청소를 도맡고 있다고 한다. 나와 내 가족밖에 모르는 이기심이 가득찬 세태속에 그 누구도 손길을 주지 않는 이들 장애아들의 대부다. 대부분이 정신 장애자이다 보니 이들을 돌보는 걸 못마땅하게 여기는 일부사람들이 음해성 투서를 해 수사기관의 조사까지 받았으니 그동안의 어려움이 짐작이 간다. 지난 토요일(20일) 경찰의 날을 맞아 수여된 경찰청장의 표창이 조경사에게 다소 위로가 됐을까.
또 한사람. 지난 금요일 KBS-TV '베스트 친절시민을 찾아라'프로의 100번째 친절주인공인 내과의사 이민상씨. 산재(産災) 또는 질병으로 시달리는 외국인 근로자 80여명을 무료로 치료해주고 약국까지 소개해주며 무료약을 받게 해준 이씨는 이들 외국인 근로자에게 구세주나 다름없었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이러한 이씨에게 미안한 마음에 오히려 이씨의 병원을 찾아갈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작은 도움에 외국인 근로자들이 너무나 큰 고마움을 느껴 오히려 감사하기 이를데 없다”고 말하며 쑥스러워하는 그의 모습에서 오늘의 히포크라테스를 보는 듯 하다.
우리는 종종 매스컴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불우한 이들을 위해 일하는 또 다른 조경사나 의사 이씨를 만난다. 그리고 이 사회에 탁류속의 샘물처럼 희망을 갖는다. 유대인들은 착한 사람을 야자나무와 삼나무에 비유한다. 야자나무는 잘라내도 다음 날 때 까지 4년이 걸리며 삼나무는 아주 늠름하게 하늘 높이 솟아 있어 멀리서 봐도 잘 보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민의 뜻과는 관계없이 정쟁을 일삼고 어떤 이권과 관련한 특혜의혹 등 자기이익만을 위해 이전투구하는 사람들은 조경사나 의사 이씨를 보며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세상이 아무리 어수선하고 혼탁해도 이러한 소시민들의 희생과 맑은 정신이 우리나라를 지탱시키고 있는 힘이 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성정홍(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