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전문가들과 시민단체는 강화도의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한 시급한 대
책으로 ▲철저한 사후관리 ▲친환경적 사업계획 수립 ▲원시림과 희귀동물
서식지 등의 자연생태계 보호환경조성 ▲단절된 생태계 회복과 순환형 생태
계 축 조성 ▲남단개펄과 연안지역 등의 보호·관리 강화를 꼽는다.
 14대째 강화도에서 살고 있는 강화발전연구회 남궁호삼(46) 집행위원장
은 “관광산업 위주로 진행되는 개발이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있어 당국에
계속 대책을 요구하지만 늑장만 부리고 있다”며 “강화의 자연 문화재를
제대로 보전하려면 시민과 환경단체들이 지적하는 문제점을 검토한 뒤 대책
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허가기간이 끝난 채석장이나 온천
을 개발하려고 뚫은 폐공들이 수려한 경관을 해치고 오염을 유발한 채 방치
되고 있으나 자치단체는 원상복구에 너무 소극적”이라고 말했다.
 개발사업을 시행하면서 자연파괴에 대처하지 못하는 주요 원인으론 환경
친화적인 사업계획의 부재가 꼽힌다. 사업시행 전 환경단체와 주민들이 우
려하는 문제를 귀담아 듣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례로 해안순환도로 1·2공구 공사(34.05㎞)에서 드러난 연안생태변화
와 개펄훼손 현상에 대한 대책을 촉구했지만 강화군 관계자는 지난 1월 열
린 순환도로 관련 토론회에서 현재 진행중인 3공구(외포리선착장~화도내리
9㎞)구간 역시 전혀 대책이 없다고 밝힐 정도였다. '해안도로는 강화도를
둘러싼 5진 7보 53돈대를 연결하는 관광명소로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준다
는 식'으로만 일관하고 있을 뿐이다.
 희귀 동·식물 서식지를 보호하고 단절된 생태계를 회복하는 일도 시급하
다. 지난 98년엔 길상면 초지진 일대 논 200~300평에 멸종위기의 식물인 매
화마름(보전등급이 가장 높은 야생동식물 6종중 하나)이 집단으로 서식하
는 것이 밝혀져 관심을 모았으나 아직까진 이렇다 할 보호대책이 없는 실정
이다. 단지 내셔널트러스트운동본부가 매화마름이 자라는 초지진 일대를 보
호지역 후보지로 선정했을 뿐이다.
 이와 함께 불은면 고능리와 길상면 신현리 수로에서 집단으로 서식하는
금개구리(보호야생동물) 역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동식물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 보호지역을
철저히 관리하는 한편 순환형 생태계 축을 조성해 지켜나가야 한다고 지적
한다.
 강화시민연대 신성식(40)생태보전위원장은 “희귀 동식물뿐만 아니라 남
단개펄 등 연안지역에 대한 보호도 시급하다”며 “현재 국내에 2곳 뿐인
람사습지에 강화개펄이 포함될 경우 국제적인 차원에서 보호·관리를 받아
생태학습장으로서 외국 탐방객들에게 자랑할만한 자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철새도래지를 환경농업지구로 선정, 예산을 지
원한다면 축산폐수 등 각종 유기물질의 개펄유입을 막아 오염으로 인한 어
민들의 피해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생태계 보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마리 토
끼'를 잡으려면 환경보전과 주민위주의 정책이 어우러지도록 가닥을 잡아
야 한다”며 “강화군이 해안과 개펄, 산림 주변의 건축허가를 억제하고 지
역을 안배해 음식점과 호텔, 편의시설 등을 유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