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항"이 환황해권시대 중심항으로 부상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능성이 높다는 게 평택항을 중심으로 한 경기도 서해
안권 전략적 개발계획 수립연구를 담당했던 한국해양수산개발원과 경기개발
연구원의 주장이다.
그러나 평택항이 동북아의 중심항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풀어야할 과제가
산적한 것 또한 현실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과 경기개발연구원이 평택항 주변지역 기업(화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173개 업체중 평택항을 이용하고 있는 업
체는 단 1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택항을 기피하고 있는 이유로는 선박기항횟수가 낮고 평택항까지 연계·배
후도로가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아 내륙운송이 어려우며 보관시설, 세관·
해양수산청 등 CIQ시설이 입주해 있지 않아 평택항 이용에 따른 서비스 질
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특히 설문대상 업체중 일부는 평택항이 있는 줄도 모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
됐고 상당수 업체는 '평택항이 무슨 항만이냐"고 반문, 평택항의 앞날을
어둡게 하기도 했다.
실제 해양수산부가 계획한대로 2단계 개발계획이 마무리되는 올해까지 38
개 선석이 건설돼야 하지만 그동안 IMF로 인한 민자부두의 건설차질 등으
로 인해 10개 선석만이 개발이 완료된 상태이고 화물 하역이나 선적을 위
해 필요한 세관·해양수산청 등 CIQ시설이 빈약하며 배후단지나 도로가 지
방도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게 평택항의 현주소이다.
때문에 인천 남동·주안·부평단지와 경기 시화·반월·포승단지, 서울 구로단
지, 충남 아산·천안단지 등에서 출하되는 3천400만t 규모의 물동량중
87.1%가 연간 4천26억원에 달하는 내륙운송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부산항
으로 몰리고 있다.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6개월뒤 평택항의 이용실적에 대한 전
망에 대해 52.7%가 낙관적이라고 답했고 '여건이 된다면 이용 항을 평택항
으로 전환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전체 업체중 66%가 전환의
사가 있다고 답해 한가닥 희망을 안겨 주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연구원과 경기개발연구원은 이번 연구에서 평택항의 활성
화 방안으로 ▲관세자유지역 개념을 도입해 내륙물류유통단지와 차별화를
통한 수도권 종합물류기지로 개발을 촉진하고 ▲신항인 평택항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배후산업단지 조기 개발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 교통망 확충을 위해 ▲정부가 추진예정인 서해안철도와 장항선을 접속시
키고 평택항선(포승~안중~서정리)을 안성까지 연장하며 평택~인천간 철도
망을 건설해야 하고 철도와 연계시킨 간선도로를 격자형으로 건설해야 하
며 ▲관광산업과 연계한 친수공간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물론 항만기능 중 가장 시급한 선석의 조기 개발과 항만연관시설의 조기 입
주 등도 추진돼야 하며 선석의 경우 당초 해양수산부가 오는 2011년까지
62개 선석을 개발키로 했으나 물동량의 흐름을 감안할 경우 7개 선석을 추
가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수산개발연구원과 경기개발연구원은 이같은 방안의 실천과제로 정부의
선석개발에 따른 재정투자를 조기 투입하고 지자체의 적극적인 참여로 항만
개발을 주도하며 컨테이너 부두의 조기 완공을 통해 관세자유지역으로 지정
요건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한국해양수산개발원과 경기개발연구원이 맡은 '팽택항을 중심으
로 한 경기도 서해안권 전략적 개발계획 수립연구 용역"을 해양수산부에
건의, 현재 해양수산부가 추진중인 '평택항 종합개발 기본계획 정비용
역"에 반영시켜 평택항을 동북아 중심항으로 육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