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발생한 수원지법 여주지원 농협출장소 금고도난사건은 3천500여만원이라는 '적은' 피해금액에도 불구하고 범행대상이 법과 공권력의 상징처럼 인식되고 있는 법원내였다는 점과 금융기관의 허술한 보안체계에 대한 허점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사회적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지난 2일 오전 5시50분께 여주군 여주읍 홍문리 수원지법 별관에 위치한 농협중앙회 출장소에서 직원 출입용 철제문이 공구로 뜯겨나간 채 현금 3천500여만원이 든 무게 150㎏짜리 철제금고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사건발생 당시 여주지원 정문은 평소처럼 개방돼 있었으며 여주지원과 지청에는 당직자가 야간근무 중이었지만 아무도 법원내에 입주해 있는 금융기관이 피해를 당했을 것이라곤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범행 당시 보안경비업체의 보안시스템 단자함에 화재가 발생한 점 등으로 미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사건임을 추정할 뿐 한달 가까이 이렇다할 단서를 잡지 못하고 있다.
범인들은 여주지역 200여 가입시설과 연결돼 있는 보안시스템에 화재를 낸 뒤 오작동으로 인해 사설보안업체가 우왕좌왕하는 틈을 타 차량에 금고를 싣고 달아났다.
더욱이 사설보안업체 관계자들도 보안시스템이 화재가 발생하자 법원내 농협출장소가 다른 곳에 비해 비교적 안전할 것으로 판단, 화재발생 이후 1시간50여분이 지나 뒤늦게 점검을 벌인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경찰은 일부 목격자의 진술에 따라 범인 몽타주를 제작, 배포하는 등 부산을 떨었지만 아직까지 범인의 윤곽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