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9월1일 창간한 경인일보가 오늘(2002년 8월3일)로서 지령 1만3천호를 맞았다. 42년의 세월이 흘렀다. 사람으로 치면 40대 중년이 된 것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으니 그 강산이 4차례나 변한 셈이다.

60년대 이후, 서민과 함께 해온 장수 히트상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리의 눈과 귀 그리고 입맛에 이미 너무나 익숙해져 버린 상품들, '미원' '초코파이' '모나미볼펜'과 같은 상품들은 언제 태어났을까? 궁금해진다. 우리 상품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보고 미래를 전망해 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고 여겨진다.

하루가 다르게 수많은 상품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대부분은 시장에 나오지도 못하고 사라지거나 잠깐 동안 인기를 끌다가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일부 제품들은 끈질긴 생명력을 발휘하며 몇십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경인일보가 태어나기 훨씬 전인 지난 24년부터 생산된 '진로' 소주는 78년간이나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최장수 상품이다.

지금까지 판매된 소주를 360㎖병으로 환산하면 200억병에 달한다. 처음에는 항아리에 넣어 팔았고, 6·25전쟁 당시 부산 피란시절에는 '낙동강'으로 잠시 이름을 바꾸기도 했으나 휴전이후 지금까지 '진로'라는 이름으로 생산되고 있다.

37년에 선을 보인 '서울우유'는 3대에 걸쳐 소비자들로 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해방이후 나온 과자류 가운데 45년에 출시된 해태 '연양갱'은 지금도 적지 않은 매출을 올리는 것을 비롯 6·25직전인 50년 5월에 탄생한 롯데 '칠성사이다'는 무려 95억병이나 팔렸다.

또 '백설표 설탕'(53년)과 '미원'(56년)은 각각 삼성과 대상그룹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효자상품 노릇을 했다.

경인일보가 창간된 이후에는 '크라운 산도'(61년)가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MBC드라마 '국희'의 소재로 선정되면서 다시 전성기를 누리고 있으며 '모나미 볼펜'(63년)은 필기구의 대명사로 지금까지도 애용되고 있다.

국내 최초의 라면은 삼양식품의 '삼양라면'(63년)으로 40년 가까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있다. '부라보콘'(70년)은 국내 아이스크림업계에 큰 획을 그었다.

보약제제의 대명사인 인삼을 국내 최초로 드링크화한 제품인 일양약품의 '원비디'(71년)는 지난 31년간 뛰어난 품질과 효능으로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끊임없이 사랑받아 온 인삼드링크의 대명사다. 농심하면 빼놓을 수 없는 상품은 '새우깡'(71년)이다. 지금까지 50억봉지가 판매됐다.

동양제과의 전신인 오리온의 '초코파이'(74년)는 지난 4반세기를 조금 넘는 기간동안 50억개나 판매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려왔다. 같은해 선보인 이래 28년간 '아이스크림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는 빙그레 '투게더'(74년)는 아이스케이크나 빙과만 먹던 시절, 생우유로 만든 고급 아이스크림으로 이땅에 처음 소개된 제품이다. 출시 당시 투게더의 가격은 500원(800cc)이었다. 당시 20원, 30원하던 '아이스케이크'류에 비해 엄청난 고가였지만 불티나게 팔려 나갔으며 현재까지도 홈타입 제품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해태가 국내 최초의 오렌지 100% 주스로 선보인 '썬키스트 훼미리주스'(75년)는 27년간 180㎖들이 30억병이상이 판매됐다.

'맛동산'(75년)은 IMF이후 매출이 더욱 급신장한 해태의 효자상품이다. '가나초콜릿'(75년)은 국내 초콜릿의 역사 30년동안 가장 장수하는 제품이다. 빙그레의 '바나나우유'(76년)는 포장을 한번도 바꾸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농심이 출시한 '신라면'(86년)은 현재 라면시장 점유율 25%를 점유하며 장수상품의 길에 들어섰다. 농심이 삼양식품의 '삼양라면'을 누르고 라면업계의 1위로 올라서게 된 것도 신라면 덕분이다.

쌍방울의 '트라이'는 87년 첫 선을 보인이래 '대한민국 내의의 대명사'라는 수식어를 15년째 지키고 있다.

전통 장류 전문기업인 해찬들이 품질의 고급화와 차별화를 선언하며 자신있게 내놓은 '태양초고추장'(92년)은 전통 재래식 고추장의 빛깔을 띠며 고추장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웅진식품이 외국브랜드 일색인 우리나라 음료시장에 진정한 '이 땅의 음료'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로 선보인 '아침햇살'(99년)은 세계 최초의 쌀 음료다. 출시 3년만에 연간 1천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굳건히 자리를 잡았다.

이들 상품들이 이처럼 오랜세월 동안 소비자들로 부터 인기를 누리며 장수하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제품의 질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또 시장에서 다른 회사 제품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체질을 강화시켜 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미원'은 '미풍'이라는 경쟁상대가 있었기에 오늘날 조미료의 대명사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브랜드가치는 철저한 마케팅에 따른 결과다. 마케팅을 잘하면 상품은 '장수'하고 반대로 마케팅을 잘못하면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