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신도시 한가운데 소형 골프장과 특급호텔, 테마파크 등 종합레저단지를 조성해 운영한다면 그 경제적 가치는 얼마나 될까.
구체적인 수치를 대지 않더라도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라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분명하다. 이렇다보니 대형 건설업체들이 막대한 이익이 예상되는 개발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로비전을 벌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분당 백현유원지개발사업은 사업권을 따내려는 건설업체들의 지나친 로비와 경쟁으로 비리의혹이 불거지면서 경찰 수사와 법정다툼으로 얼룩지는 등 처음부터 비틀대고 있다. 지난 99년 첫 사업시행자 공모이후 지금까지 사업시행자를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분당 백현유원지 개발사업의 현주소와 앞으로의 전망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사업개요와 추진경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1, 3의1 일대 2필지 20만7천900여㎡에 특급호텔을 갖춘 종합레저단지로 조성될 분당 백현유원지개발사업은 예상사업비만 6천억원이 넘는 대형 프로젝트다. 지난 99년 10월 278억원에 토지공사로부터 이 땅을 사들인 성남시는 종합레저단지에 맞는 이상적인 개발계획을 제안한 민간업체에 토지를 매각, 개발하는 사업방식을 채택해 같은달 30일 1차로 사업시행자를 공모했다.
공모 결과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건설이 지정됐으며 차순위로 군인공제회가 지정됐다.
그러나 현대와 군인공제회는 시와 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종합레저단지라는 취지와는 달리 단기수익을 위해 분양이 가능한 콘도시설을 대거 포함한데다 다른 부대사업권까지 요구하면서 협상은 1년여만인 2000년 9월 결렬됐다.
이후 시는 민간업체들이 콘도 등을 포함하지 않고는 막대한 사업비를 충당할수 없는데다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특급호텔 건립을 기피하자 성남상공회의소가 주축이 된 '성남특급호텔유치위원회'에 특급호텔건립을 위임했다.
시는 그러나 지난 4월22일 2차로 사업시행자를 공모하면서 공모조건에 특급호텔 건립을 포함, '호텔건립을 이중으로 추진한다'는 특급호텔유치위원회의 항의를 받자 공모조건에 '특급호텔건립은 위원회와 협의한다'는 조항을 삽입하는 등 어설픈 행정으로 우여곡절을 겪었다.
결국 시는 지난 9월17일 사업시행자공모에 참여한 동양고속건설과 군인공제회, 판피엑스, 썬앤문 백현개발, 월드스키돔코퍼레이션, 태영컨소시엄등 6개 업체중 참여업체들이 무작위로 선출한 대학교수등 17명의 심사위원으로부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군인공제회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발표했다.
#불거진 의혹
그러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발표 일주일만인 같은달 25일 재심사로 우선협상대상자가 군인공제회에서 당초 차순위였던 (주)태영컨소시엄으로 번복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주)태영이 17일 심사에서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모 대학 교수가 콘도등 분양가능한 숙박시설을 개발계획에 포함했을 경우 100점을 감점하고 콘도연면적 비율에 따라 추가로 100점을 더 감점하는 항목에서 일괄적으로 모두 0점 처리해 불이익을 받았다며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결과 콘도 연면적이 군인공제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던 (주)태영이 재선정된 것이다.
그러나 이런 협상대상자의 번복은 의혹의 불씨에 불을 댕기는 결과를 초래했다.
졸지에 우선협상대상자에서 차순위로 전락한 군인공제회측은 곧바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순위 외에는 점수 등 모든 것이 비공개로 진행된 1차심사가 끝나자마자 어떻게 (주)태영이 군인공제회와의 구체적인 점수차이를 제시하고 특정심사위원의 채점오류까지 확인할 수 있었느냐 하는 것이 의혹의 초점이었다.
의혹은 삽시간에 커져갔고 시의회차원의 조사특별위원회까지 구성됐다. 특위는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던 한모(42)시의원이 심사당일 심사장을 나서면서 “교수가 콘도부분에 감점을 안했다”며 무심코 내뱉은 말을 주변에 있던 (주)태영 관계자가 전해 듣고 이의를 제기해 재심사가 이뤄졌다는 결론을 내놨다. 그러나 의혹의 불씨는 좀처럼 수그러지지 않았다. 석연치않은 특위결과에 승복할 수 없었던 군인공제회측은 곧바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사태추이를 지켜보던 경찰이 급기야 수사에 착수,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를 벌이는 등 수사를 진행중이다.
#남겨진 문제들
군인공제회가 정보유출의혹과 함께 이의를 제기한 것은 (주)태영이 시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상의 리타이어먼트 커뮤니티(Retirement community)시설에 대한 해석이다.
현행 도시계획법에 따르면 노인복지시설의 경우 유원지내 입지가 불가능하며 (주)태영이 제시한 리타이어먼트 커뮤니티는 실버타운으로 애초 사업시행자공모 참여가 불가능했다는 것이 군인공제회의 주장이다. 공제회측은 당초 (주)태영이 콘도시설 유치시 감점키로 한 시의 채점방식에 따라 감점을 피하기 위해 사실상 분양이 가능한 실버타운을 계획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주)태영은 리타이
4년째 표류 '백현유원지 개발' 현주소·전망
입력 2002-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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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2-20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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