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미년 새해, 새선장을 맞이한 대한민국의 항로에 세계의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북핵과 국내 반미감정 고조, 세계경제 침체라는 삼중의 거센 풍랑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무엇보다 2월 출범할 새 정부가 미국과 중국, 일본과 러시아 등 주변 4강국과의 공조틀을 어떻게 유지, 발전시키느냐와 눈높이가 높아진 국민들의 자존심을 얼마나 채워줄지에 관심이다.
2003년 대한민국호(號)의 선수(船首)는 어디로 가는가'.
계미년 새해, 새로운 선장을 맞이한 대한민국의 항로에 대해 세계 각국의 눈길이 신중하게 모아지고 있다. 특히 북한핵위기와 국내 반미감정 고조, 세계경제 침체라는 이중, 삼중의 거센 풍랑을 과연 어떤 방법으로 헤쳐나갈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일본과 러시아 등 주변 4강국과의 기존 공조의 틀을 어떻게 유지, 발전시키느냐와 눈높이가 높아진 국민들의 자존심을 얼마나 채워줄지가 새 정부 외교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거두절미하고 한·미관계는 기존의 '동반자'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북한핵이라는 커다란 위기상황이 닥침으로써 표면적으로나 내부적으로 '고전적' 한·미관계의 강화는 양국 정부의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지적이다. 노무현 당선자도 선거 직후 기자회견에서 “대미정책이 김대중 정부의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한바 있다.
하지만 외교정책의 각론에 있어서는 해결해야할 문제가 적지 않다.
여중생 사망 사건으로 불평등한 한·미관계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불만이 역대 어느때보다도 팽배해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불만들이 한·미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라는 우리사회의 압력이나 주한미군 철수 주장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등 구체적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새 정부의 외교정책은 안팎에서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핵을 둘러싼 북한과 미국의 강경일변도 정책속에서 새 정부가 과연 '해피엔딩'을 위한 주연역할을 할 것인지, 아니면 '비극적 결말'의 조연으로 전락할지는 한·미관계의 가장 큰 핵심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을 볼때 올해 한·미관계의 구체적 방향은 노 당선자의 대통령 취임 직후 이루어질 방미때 비로소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새로운 틀을 짜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은 이미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올해는 특히 지난 53년 한국과 미국이 상호방위조약을 맺음으로써 한·미동맹이 현대화된지 정확히 50주년이 된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은 새해 특별팀을 구성, 통일 이후 한·미동맹의 앞날과 주한미군의 역할 등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 2년내에 SOFA 개정, 미군기지 주변 환경 개선, 한미 방위산업 협력 확대 등에 관한 새로운 청사진을 마련할 예정이다.
◇중국
노무현 대통령 시대의 한·중관계는 한·미관계에 비해 비교적 '장밋빛'을 띨 전망이다. 중국측이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계승하는 노 당선자의 등장으로 한반도의 위기가 대화와 평화의 방식으로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대선 직후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노 당선자가 평화적 방식으로 대화를 통해 북한문제를 해결하고 북한과 화해 협력 정책을 계속 추진하고, 교류와 협력을 진행해 한반도에 위기가 발생하는 사태를 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부각시켰다. 또 중국 외교부 류젠차오(劉建超)대변인도 대선 직전 “누가 한국 대통령으로 당선돼도 중·한간의 선린우호 협력 관계는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특히 정치적분야외에도 한국의 대중국 투자와 교역량이 하루가 다르게 급증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과 중국이 경제, 사회, 문화등의 분야에서 얼마나 교감할지도 기대된다. 나아가 한반도 남쪽에 새 정부가 출범함으로써 중국은 나머지 반쪽인 북한과의 관계개선까지도 은근히 바라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 협의 중단과 양빈 전 신의주특구 행정장관 문제 등으로 앙금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이어서 이같은 중국의 바람은 곧 적극적인 대 한국, 대 북한 관계개선 모색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빠르면 노 당선자의 취임직후인 상반기, 늦어도 올해안에 노 당선자가 중국을 방문하거나 후진타오 총서기의 한국 방문도 예상된다.
◇일본
'노무현 대통령'을 바라보는 일본의 태도는 한마디로 '긍정도 부정도 아닌' 복잡한 속내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표현 그대로의 한·일 관계와 북한을 둘러싼 한·미·일 관계를 동시에 계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한·일 관계만을 놓고 볼때 노 당선자가 선거전이나 이후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미국과의 관계보다 상대적으로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 소홀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년특집 - 21세기 새한국 : 외교정책] 새정부, 한반도 평화·발전·실리 챙긴다
입력 2002-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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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2-31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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