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샌프란시스코·런던·몬트리올 AP·AFP=연합] 미·영군의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공략이 본격화되면서 반전 시위의 물결도 거세지고 있다.
개전 사흘째인 22일 미국·유럽 주요 도시는 물론 아시아와 아랍권, 남미 및 호주, 뉴질랜드 등 5대양 6대주에서 수백만명의 반전 외침이 메아리쳤다.

이날 미국 뉴욕에서는 주최측 주장 25만명의 인원이 총 길이 3㎞, 30개에 달하는 블록을 채우며 운집해 브로드웨이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이후 시위대는 집회 종착지인 맨해튼 워싱턴스퀘어로 행진했으며 이들중 수십명은 해산을 거부해 경찰에 연행됐다.

워싱턴에서는 수백명이 “석유 위한 유혈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백악관으로 행진했고 전날 2천명이 연행됐던 샌프란시스코에서도 2만여명이 다시 거리로 나섰다.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서는 수천명의 시위대가 CNN 방송국이 있는 선셋 대로를 폐쇄하고 “CNN:어린이는 죽고 당신은 부유해진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건 채 CNN의 친미성향 보도태도를 성토했다.

최대 인원이 모인 곳은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최대 75만명이 시위에 참여해 미국의 전쟁강행을 적극 지지한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스페인 총리의 사임을 요구했다. 수도 마드리드에선 25만명이 가두행진을 벌였다.

런던 중심부를 비롯한 영국 주요 도시들에서도 이날 반전시위가 일제히 진행됐다. 런던 중심부 하이드파크에 운집한 10만여명의 반전시위대들은 “우리의 이름으로 하는 전쟁반대”, “보고, 듣고, 중단하라” 등 각종 반전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나와 이라크 공격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100여명이 옥스퍼드가(街)를 봉쇄해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해산시켰다.

스코틀랜드에서도 수천명이 거리로 몰려나와 “전쟁 중지”를 외치며 가두행진을 벌였고 잉글랜드 북동부 토니 블레어 총리의 선거구에서는 100여명의 반전운동가들이 부시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블레어 총리가 굴렁쇠를 넘는 가면극을 펼치기도 했다.

파리, 마르세유, 스트라스부르 등 프랑스 전역에서도 수십만명이 반전 시위에 참여했다. 파리에서는 12만~15만명(경찰 9만명 추산)이 공화국광장에서 나시옹 광장까지 행진을 벌였으며 파리, 스트라스부르, 리옹 등 곳곳에서 미국의 대외팽창을 상징하는 패스트푸드점 맥도널드가 돌, 폭죽 등으로 공격을 당했다.

미국의 전쟁방침을 적극지지한 영국과 호주를 겨냥하는 시위도 잇따랐다.
이날 하루 전국 80여곳에서 시위가 벌어진 이탈리아에서는 시위대가 베네치아의 영국 영사관에 페인트를 뿌렸으며 뉴질랜드에서는 약 4천명의 시위대가 호주 대사관으로 행진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