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아파트단지내 상가는 '안전자산 선호형'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높은 청약률을 보이고 있다. 최근 화성태안 주공아파트 단지내 상가 낙찰가가 평당 5천만원까지 오르는 등 수익성 부동산의 가격 상승률은 오히려 점입가경이다.
이상과열이 빚어낸 높은 낙찰가도 문제지만 침체기에 경쟁률이 보통 20대 1을 넘는 과열은 어떻게 설명돼야 할지 관계자들도 의아해할 정도다.
더욱이 일부 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 웃돈(프리미엄)을 노린 단타족들이 몰리면서 1만명이 넘는 인파가 청약에 참가하면서 관계자들이 크게 놀라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경제여건 등을 감안할 때 분명 리스크(위험부담)관리가 필요한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에서 청약열기가 달아오르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라며 “이자비용 부담없이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는 투자자들이 프리미엄을 노린 단기차익거래에 나서면서 청약시장을 달구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부분 단지에서 높은 청약경쟁률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점과 관련, 아파트 거래시장이 침체되고 있는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실제 아파트 거래시장의 경우 지역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매물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팔려는 사람들이 '급할 게 없다'며 매도 호가를 내리지 않아 팔고자하는 사람과 사고자 하는 사람 간에 호가공백이 심하게 벌어지는 양상이다.
영통지구의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전세 매물 소화는 그런대로 되고 있으나 매매 거래는 지난 95년 이후 가장 저조한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중·대형 평형의 경우 거래가 거의 침체돼 거래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최근 벌어지고 있는 부동산 시장 흐름변화를 설명했다.
이같은 흐름을 감안, 최근 분양시장의 특징은 위험을 최소화하는 '안전자산'의 선호투자로 요약하면 알맞다.
아파트단지내 상가 청약률이 수십대 1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분양가가 터무니없이 비싼 지역의 아파트 청약이 미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청약에 대거 투자자들이 몰리다가도 막상 분양권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없으면 주저않고 계약을 포기하는 등 투자기간도 단기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이 청약열기보다는 실제 계약률을 지켜보라고 충고하고 있는 것도 바로 같은 맥락이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투자 경향은 특히 아파트단지내 상가 분양시장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들어 아파트단지내 상가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고가(高價)에 낙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이라크전쟁의 향후 전개가 불투명해지면서 투자자들은 철저히 리스크관리에 치중하는 모습”이라며 “위험을 안고 고수익을 노리기보다는 안정성이 담보되는 아파트단지내 상가 등에 돈이 몰리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밖의 분양시장에서는 상품·지역에 따라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아파트 신규 분양시장에서도 철저히 수익률을 낮춰잡는 투자흐름이 나타나면서 지역별·상품별 차별화가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광명시에서 평당 1천만원에서 분양된 H아파트의 경우 인근 아파트시세보다 5천만원가량 높은 분양가 탓에 청약이 미달됐다.
추가수익률을 기대할 수 없는 데다 리스크가 높아(고가 분양가)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인기지역의 청약열기는 여전하다.
주상복합아파트시장도 다시 살아나는 듯하다. 포스코건설이 지난 20일부터 청약접수를 받은 서울 신천동 '잠실 the#'은 총 189가구가 선보인 가운데 3천749명이 청약해 19.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부동산시장의 혼조세와 관련 전문가들은 “이제 아파트시장은 물론 전반적인 부동산시장을 진단할 때 일률적인 하나의 추세로 표현해서는 안된다”며 “지역의 전체적인 상황보다는 이 상품은 어떠한 특징을 갖고 어떠한 프리미엄이 있는지 등 개별상품에 대한 상품가치에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특집]신규분양시장 투자자들 '눈독'
입력 2003-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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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3-27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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