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중구 연안동 연안부두. 이곳은 '항도 인천'의 냄새를 물씬 풍기는 명소다. '연안부두'라는 유행가로 유명할 정도로 서해 도서지역을 연결하는 여객터미널, 종합어시장 등 해양관련 시설이 밀집돼 있다.

그래서 정부는 지난 2001년 4월 연안부두 일대를 월미도 문화의 거리·북성동 차이나타운, 동인천·신포동 문화의 거리, 신흥동과 함께 관광특구로 지정했다. 그렇지만 관광특구로 지정만 됐을 뿐 아무런 변화가 없다. 이에 본보는 연안부두 일대를 인천의 관광명소로 개발할 것을 주장하면서 그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연안동에 들어서면 개항100주년 기념탑이 도로의 한 가운데를 가로막고 서 있다. 철거될 예정인 이 기념탑은 교통흐름을 차단한 지 오래다. 인천항과 석탄·해사부두를 통행하는 화물차량과 인천종합어시장 등을 찾는 행락객들의 차량으로 인해 연일 교통체증을 빚고 있다.

대형화물차량 사이로 곡예운전을 하듯 간신히 빠져나오면 또 다시 화물차량과 승용차량들이 뒤엉켜 1, 2차선을 가득 메운다. 500여m의 도로구간을 통행하는데만 20여분씩 걸리기 일쑤다. 연안동을 찾는 시민들은 “주변이 너무 삭막해 관광특구 이미지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연안부두 진입로 양쪽엔 해사부두, 석탄부두, 대형저유소, 대형창고와 차량정비소 등이 난립해 있다. 마치 공단을 찾은듯한 인상을 준다. 열악한 주변환경 때문에 지역 주민들이 겪는 고통은 더 심각하다. 주민들의 가장 큰 불만은 비산먼지.

이미 수십년 동안 제기된 민원이지만 아직도 해결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인천항에서 날아오는 곡물먼지와 해사·석탄부두에서 날아드는 비산먼지로 한 여름에도 빨래를 널거나 창문을 열어 놓을 수 없는 실정이다. 인근 매립지 내에 위치한 공장과 차량정비소를 통행하는 화물차량들도 엄청난 먼지를 일으키고 있지만 행정당국은 아예 손을 놓고 있다.
 
바닷물을 운반하는 수조차들도 연안동의 골칫거리 중 하나다. 이들 수조차량들이 도로에 바닷물을 쏟아붓는 바람에 도로 이곳 저곳이 패이고, 환경오염을 부추기고 있지만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게다가 이면도로 곳곳엔 무단방치 차량들이 널브러져 있고, 마구 버린 음식물 쓰레기더미에서는 악취가 풍겨나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어시장을 찾는 시민들은 “부족한 주차시설 때문에 늘 불편을 겪고 있지만 시설확충은 커녕 지난 6일부터 2급지였던 주차장을 1급지로 지정해 주차료만 올려받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 때문에 어시장 앞 편도 2차선 도로는 차 한대가 간신히 지날 정도로 비좁다. 빈 주차공간을 찾는 차량들과 이 곳을 통행하려는 차량들이 뒤엉켜 극심한 체증을 빚는다.
 
주민 박한서(62)씨는 “연안동은 저유소 등 대형 위험시설이 둘러싸고 있는데다 열악한 주변환경으로 인해 공연장이나 문화시설 유치는 생각조차 못하고 있다”며 “사업이나 장사를 하려는 사람들도 이런 주변환경 때문에 연안동을 찾지 않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