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을 맞아 근거리 피서객들이 이열치열할 수 있는 맛집을 소개한다.
떨어진 입맛을 돋우는 음식도 널려 있지만, 가마솥으로 갓 지어낸 기름진 흰쌀밥 한그릇은 보약 한첩에 비해도 손색이 없다. 예로부터 궁중에서나 먹을 수 있었다는 '경기미'로 고슬고슬 지어낸 밥에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의 넉넉한 상차림을 받아 볼 수 있는 이천의 '고미정'과 전날 과음을 했다면 속풀이에 그만이라는 용인의 '고향복집', '특허면발'로 황태와 참다랑어로 낸 육수와 싱싱한 해산물로 맛과 서비스로 승부를 걸고 있는 수지의 '먹보네 칼국수'를 찾아가본다. <편집자주>
▲이천쌀밥집 고미정-감칠밥맛 원조 12년 명성
이천에 와본 사람들이면 누구나 이천시청쪽에서 3번국도로 신둔면을 거쳐 광주시 경계까지 국도변에 늘어서 있는 많은 이천쌀밥집에 한 번은 들러서 맛을 봤거나 적어도 지나가면서 쌀밥집 전경을 목격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중에서도 이천시와 광주시 거의 경계지점인 동원대학교 약간 못미친 곳에 자리잡은 고미정(031-634-4811)이 이천쌀밥집의 원조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주인 고미정(42·여)씨가 12년전 처음으로 이천쌀밥집이란 간판을 내걸고 쌀밥을 제공한 이후로 '이천쌀밥집'은 전국적인 브랜드가 됐을 정도다. 음식의 이름도 이 고장의 특산품인 도자기의 이름을 빌려 나오는 음식의 가짓수에 따라 백자, 분청, 청자라 붙이고 각각 1만원, 2만원, 3만원으로 차별화했다.
이 또한 다른 쌀밥집이 대부분 1인분에 1만원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비싼 편인데도 단골과 접대손님이 끊이질 않는다.
특히 저녁시간에는 300평 이상되는 주차장이 비좁을 정도이다.
이집 밥맛이 일품인 것은 쌀은 그날 필요한 만큼만 하루전에 방앗간에서 찧어 사용하고 10여가지의 반찬은 주문과 동시에 만들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물론 본 메뉴를 기다리는 동안 요깃거리도 무궁무진하다.
백자정식은 쌀밥에 앞서 죽 구절판 녹두전 야채샐러드 잡채 홍어회무침 젓갈 조개구이 등 15가지이며, 분청정식은 여기에 대하구이 닭찜 송이구이 불고기 생선조림이 추가되며, 청자정식은 또 여기에 갈비찜 간장게장 갈치조림 등 5~6가지가 더 추가된다.
여기에다 이 집만의 동동주가 입맛을 더욱 돋우게 한다. 80고령의 고미정씨 이모할머니가 술밥을 해서 며칠씩 걸러서 그만의 비법으로 빚어내는 동동주를 맛보지 않고는 이 집을 떠날 수 없을 정도이다.
고미정씨는 음식을 파는 것이 아니라 맛을 팔고 이천쌀밥의 자존심을 손님에게 접대한다는 자부심으로 이집을 운영한다고 한다.
▲용인 고향복집-복요리 16년진수·정성 소문난집
“복요리에만 거의 젊음을 바쳤습니다. 벌써 16년이 됐네요.” 용인 한국민속촌 옆에 전통 복요리의 진수를 보이겠다며 둥지를 내린 '고향복집'(031-287-3235) 대표 정국향(43·여)씨.
그는 보통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과는 조금 다르다. 정 사장은 “정성과 맛깔스러움에 손님들이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면 삶의 보람이 느껴진다”며 “복이 싱싱하면 육질이 부드럽고 살살녹는 감칠 맛이 입가에 여운으로 남아 손님들이 또 찾게된다”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정 사장은 부산에서 싱싱한 참복을 힘들어도 매일 직송해 오고있다. 이곳을 즐겨찾는다는 박장구(45)씨는 “언제와도 환한 미소와 변치않는 맛이 자꾸 이곳을 찾게 만든다”고 말한다. 또 김연천(45)씨는 “이집 복요리는 숙취에 최고인 것 같다”며 “과음을 한 다음날은 반드시 이곳에서 속풀이를 한다”고 자랑을 늘어놓는다.
이곳의 별미는 단연 '복샤브샤브'와 '복불고기' 요리다. 참복의 신선함에 무공해의 갖은 야채가 뜨거운 육수에 살짝 젖어나오면 입안에는 야채 특유의 향기와 살살녹는 육질이 섞여 감칠맛나게 한다. 특히 따끈한 육수를 들이켜면 숙취해소에 그만이다.
또 복불고기는 갖은 양념으로 소스를 만들어 얇게 썰어 논 복과 버무려 어느정도 숙성시킨 다음 신선한 야채와 함께 불판에 구워내면 그맛이 절묘한 조화를 이뤄 입맛이 사라진 사람들에게도 구미를 당기게 한다. 노하우는 어느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바로 육수와 소스에 있다. 이외에도 복지리 복매운탕은 간단히 먹는 점심식사로 최고다.
정 사장은 지난 87년 고향인 경북 영주에서 친구 오빠가 경영하는 '우리복집'이란 곳을 드나들면서 복요리에 매력을 느껴 본격적으로 복요리를 전수받기 시작했다. 당시 경북지역에서는 '우리복집'이라면 모를 사람이 없을정도로 명성이 자자했기에 그의 포부는 대단했다.
91년 수원시 영화동 수원교육청앞에 '옛마당'이란 복요리 전문점을 낼 때는 두렵고 떨렸지만 정신없이 뛰기를 10여년. 이제 수원에서 복요리하면 '옛마당'을 떠올릴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독특한 맛과 모든 사람들에게 친근한 벗으로 다가가 한 가족처럼 끌어 안는 이끌림은 정 사장의 인격이다.
하지만 정 사장은 그 유명세를 뒤로하고 용인편집자주>
휴가철 입맛돋우는 맛집 3선
입력 2003-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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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8-02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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