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공적인 중국 진출을 위해선 중국 경제와 시장환경에 맞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이창영 기업은행 칭다오지점장.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대정부 '관시’(關係·인맥과 연줄)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데,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사회보장보험과 최저임금 등 수시로 바뀌는 제도에 민감하게 대응해 불이익을 최소화하고 무엇보다 이곳의 법과 제도를 잘 지키는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지난달 15일 문을 연 기업은행 칭다오(靑島)지점 이창영(49) 지점장은 상당수 국내 기업들이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는 이유로 철저한 사전준비와 '현지화' 노력의 부족을 들었다. 중국 경제와 시장환경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중국의 각 지방 정부가 제시하는 유리한 투자조건과 값싼 임금만 생각하고 무작정 뛰어들었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이 지점장은 기업은행내에서 소문난 '중국전문가'다. 지난 94년 중국으로 건너간 그는 중국에서 세번째로 큰 인민대학에서 공부하며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99년 기업은행 텐진(天津)지점의 부지점장으로 발령을 받은 뒤 3년동안 200여개의 국내 진출업체를 돌며 현장경험을 쌓기도 했다.
 
이 지점장은 “중국은 아직까지 법치와 인치가 공존하다보니 개인적인 인맥이 부족하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당하기도 하지만 우리 스스로 반성해야 할 점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출심사를 하다 보면 일부 업체들은 세금을 줄이기 위해 재무제표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나중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현지 직원 관리문제에 있어서도 중국과 중국인을 '한수 아래'로 보고 무시하는 태도 역시 하루빨리 고쳐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지점장은 “기업들이 자꾸 한국을 떠나는게 안타깝기는 하지만 대세가 그렇다면 빨리 인정하고 우리 나름대로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하는 등 대처방안을 찾는게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