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만들기는 지역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마을의 문제점과 이웃간 단절을 해소하는 노력으로 이뤄지면 금상첨화이지만 현실적으로는 행정이나 시민단체들의 주도와 지원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주민의 인식을 바꾸고 의지를 결집시키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마을의제'를 핵심사업의 하나로 삼고 있는 푸른경기21추진위원회 유문종 사무처장은 “주민들이 창조력과 상상력을 갖고 자기 마을을 만들어가려는 의욕과 관심은 아직 떨어지는 편”이라며 “주민의 자발적 의지와 실천을 끌어내기 위해 공모를 통해 사업을 정하고 행정-시민단체-기업 등 여러 주체의 관심과 힘을 모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자치와 주민참여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식변화와 실천이 뒤따르는 것이므로 일조일석에 이뤄지는 일이 아니다. 먼저 주민 간에 말문이 트여야 하고 이에따라 자유롭게 의사소통구조가 만들어지고 논의공동체가 이뤄져야 한다. 지속적인 지원과 긴 시간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마을만들기 분야의 전문가인 김찬호 박사는 “주민들이 살고 싶은 마을을 만들어가는 일을 천천히 계획해 나가는 '과정' 자체가 매우 중요하며, 이 과정이 즐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시간이 지날수록 매력적인 마을은 반드시 '사람'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면서 “초기 디자인부터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해 커다란 방향과 원칙을 정한다면 개인의 이익보다 마을공동체의 비전을 지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