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산은 숲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기 이전, 역사적 의미로 이미 충분히 '검증'받은 산이었다.
설봉산은 산세가 불경에 나오는 설산을 닮았다 하여 유래되었는데, 아이를 업고 있는 엄마 같다고 하여 부아악이라고도 불렸고 또 학이 날개를 편 모습과 비슷하다 하여 무학산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산중에는 영월암과 삼국시대 성지 등의 유적지가 있다. 영월암은 신라 문무왕때 의상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내에는 10여m 높이의 거대한 암벽 표면위에 새겨진 마애여래입상(보물 822호)을 비롯해 석조광배 및 팔각연화대좌, 3층 석탑 등의 유물이 남아있다. 또 곳곳에 남아있는 절터의 흔적과 함께 미륵골 입상석불, 관고리 5층 석탑 등도 남아있다.
설봉산 주봉에서 동쪽 능선을 따라 약 1.5㎞ 지점에 있는 칼바위는 3면이 탁트인 풍경 때문에 인기가 높다. 또 주변에 축성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데 설봉산성이라 불려온 이 성은 최근 축조시대가 삼국시대까지 거슬러올라가는 것으로 밝혀져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곧 삼국시대때 설봉산이 치열하게 뺏고 빼앗김의 대상이었던 전략 요지였음을 증명하고 있다.
향토사학자 한승남(60·이천시 대월면 사동리)씨는 설봉산이 기가 왕성하며 높지도 낮지도 않아 태고적부터 이천의 생명을 지키는 구실을 톡톡히 해온 이천의 진산이라고 강조했다.
한씨는 “인간이 거처하는 낮은 산은 풀벌레, 새소리만 요란하고 인간이 드문 높은 산은 물, 숲, 바람소리만 들린다”며 “그러나 높지도 낮지도 않은 설봉산은 바람, 숲, 물, 산짐승, 물고기, 새소리 등 그야말로 궁상각치우를 고루갖춘 자연의 보고”라고 말했다.
[숲-생명이 숨쉰다] '설봉산' 역사적 의미
입력 2003-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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