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포천 선거구는 역대 총선에서 수십년 동안 여당이 일방적으로 당선된 보수적인 지역이다. 그러나 최근 시로 승격한 포천시 지역에 택지개발 등으로 유입인구가 늘면서 당색보다는 인물중심론이 강하게 일고 있으며 두차례 대선을 치르면서 지역내 총선입지자들간 복잡한 역학구도까지 형성돼 의외의 출마 배치표가 작성될 가능성도 높은 지역이다.

포천과 연천지역 유권자수는 포천이 7:3 정도로 많고 10여명의 출마 예상자 전원이 포천과 연고를 맺고 있는 것도 특징이며 아성을 구축한 이한동 의원에 도전장을 내미는 신인들이 즐비하다.

내년 총선의 최대 변수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 도전과 국무총리를 지낸 6선의 하나로국민연합 이한동(69) 대표의 움직임이다. 정치권 풍향속에서도 본인이 구축한 도내 최다선의 기록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친정이나 다름없는 한나라당 입당 가능성등 수 많은 추측이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거취표명은 하지 않은 채 어느 행사장에서 “유권자들의 자존심을 절대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멋지게 정치인생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는 말로 묘한 여운을 남겼다.

인기도와 득표율이 최고일 때에 비해 유권자의 성향이 달라지긴 했어도 나름대로의 고정표를 확보하고 있는 이한동 의원의 경우 출마자가 많을수록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따라 출마예상자들은 이 의원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 돼 있을 수 밖에 없다.

부장검사를 지낸 한나라당 고조흥(51) 지구당위원장은 지난 총선패배후 와신상담, 지역구 관리에 매진하면서 17대 총선을 위해 지지층 확산에 주력해 오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검사출신 답지 않게 부드러운 이미지를 트레이드마크로 내세운 고 위원장은 지난 총선 이후 관내 각 지역에서 차근차근 당조직을 가꾸면서 각종 행사와 경조사 챙기기에 정성을 다하며 발로 뛰고 있어 앞으로 현 지구당 체제만 누수없이 관리하면 별 문제 없이 당선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또 같은당 소속인 박윤국(47) 포천시장의 거취도 주목을 끌고 있다. 박 시장은 기초, 광역의원을 거친 인물로 손학규 도지사와의 각별한 관계는 물론 정치적 상승무드를 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총선구도의 '폭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제 갓 시로 출범한 포천시의 시장직에 상당한 애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총선출마 여부를 점치기는 이른 형편이나 출마가 확정적일 경우 가장 당선권에 근접한 후보가 될 것이라는게 지역정가의 공통된 분석이다.

오래 전부터 출마의사를 밝혀 온 오병익(45·무) 도의원은 도내 유일한 무소속 의원으로서 경복대 외래교수와 포천로타리클럽 회장을 지냈으며 원만한 성격과 논리정연한 특유의 화술이 장점이다. 또한 호주은행에서 간부로 근무한 경력도 있어 경제 및 국제감각에서 자신감을 갖고 있으며 지역 연고를 바탕으로 동창회와 각 사회단체 등을 누비며 텃밭갈이에 분주하다.

김형회(66·민) 지구당 위원장은 총선때마다 거론 되는 인물이지만 아직 한 번도 출사표를 던지지는 않았다. 전남대 의대를 졸업한 의사출신으로 군의관 때 포천과 인연을 맺은 후 정치보다는 병원과 사회활동을 왕성하게 해왔다. 13대 대선 때는 김대중 후보의 지역선대 위원장을 맡기도 해 현 민주당과 정서가 맞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0%에 이르는 호남출신 유권자의 표심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 위원장과 함께 이 지역출신인 박선숙(44) 전 청와대 대변인의 민주당 공천설이 심심찮게 지역 정가를 떠돌고 있다. 본인의 결심에 따라 유동적인 측면도 있다.

포천시의회 후반기 의장에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이흥구(47·재선) 의원도 급변하는 역학구도를 분석하면서 총선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다. 지역구 내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소흘읍 출신 시의원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시 의정활동과 동문회 등을 통해 왕성한 표밭다지기를 하고 있으나 당 선택과 공천과정 등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철우(43)경기북부비전21 공동대표는 시민단체인 한탄강 네트워크와 환경운동등을 통해 지역내 얼굴 알리기에 주력해왔다. 열린 우리당측의 유력한 후보군으로 떠올랐다.

노인회 감사 출신의 박영오씨도 열린우리당의 공천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물밑 잠행의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