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20일 전 세계 석학 100여명이 수원에서 '생명, 평화, 상생'을 주제로 방대한 토론의 장을 벌이는 '세계생명문화포럼-경기2003'이 열린다.

세계생명문화연구원과 경기문화재단이 공동주최해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마련하는 이 포럼은 세계 각국의 사상가, 학자, 이론가, 실천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생명문화(life-culture)를 주제로 5개 분과별로 토론을 벌이고 그 결과를 종합해 선언문을 채택하는 행사다.

시인이자 사상가인 김지하씨와 임길진 미시간주립대 석좌교수(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등이 주축이 돼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명망있는 인물들을 네트워크시켰다.

국내에서는 박이문 연세대 특별초빙교수, 최재천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장회익 녹색대학 총장(서울대 명예교수), 김명자 전 환경부장관 등 학자들이 주로 참가하고, 해외에서는 인도의 여성 핵물리학자이자 에코페미니스트로서 다국적기업의 삼림파괴에 대항해 칩코운동(chipko movement)을 펼친 환경운동가 반다나 시바(Vandana Shiva), 환경윤리학의 선구자인 미국 노스텍사스대 유진 하그로브(Eugene Hargrove) 교수, 지역문제에서 출발해 국가간 환경문제를 이슈화해낸 엘살바도르 지구의벗 국제본부의 리카르도 나바로(Ricardo Navarro)의장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이 한국으로 오는 이유는 분명하다. 지구가 대혼란(Big-chaos)에 처했다는 것. 따라서 이번 포럼은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총체적 위기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고, 위기를 극복할 방법과 대안에 대해 동서양의 지혜를 모아내자는 것. 경기도는 이들이 전세계를 향해 인식의 대전환을 촉구하는 여기에 4억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때문에 이번 포럼은 동양의 자연과 생명에 대한 존중 사상과 20세기 후반기에 인간 중심의 자연관에서 극적으로 벗어나기 시작한 서양의 생태주의가 어떤 실천적 합의점에 도달할 지 관심을 모은다.

국내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대규모 인원이 발제하고 토론하는 장이지만 일정은 단 3일이다. 첫날은 7명의 발표자와 5명의 토론자가 '문명의 전환과 생명'이라는 거대주제에 대해 토론을 벌인다.

둘째날인 19일에는 4개의 주제와 '경기도'라는 1개의 특별주제에 대해 분과별로 공간을 달리해 동시 토론회를 가진다. 각 주제 별로 5~7명의 주제발표자가 발표를 하면 곧바로 각 발표당 2명의 토론자가 토론을 하는 형식이다. 마지막 날인 20일은 전날 있은 각 분야별 토론의 결과를 종합해 다시 정리토론을 가진 뒤 선언문을 발표하고 폐막하게 된다.

전체 참석자들은 또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 화성, 한국식 전통 정원인 용인의 희원(熙園), 강화도 등 생명문화 탐방을 갖는다. 각 토론마당 별 주제와 의도, 주요 참석자는 다음과 같다.


▲전체마당 '문명의 전환과 생명'=포럼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를 각국 전문가들이 기조발표한다. 한국에선 류승국 전 한국정신문화원장, 김지하 시인, 리카르도 나바로 지구의벗 의장, 환경운동가 반다나 시바, 미조구치 유조 도쿄대 철학과 명예교수, 미국 미시간주립대 사회과학부 마리에타 바바 교수, 미 듀크대 사회학과 에드워드 티리아키엔 등 7명이 발표한다. 토론자는 베트남작가동맹의 규엔 후 신 의장, 일본 언론인 미야타 마리에, 페루 사회학자 마리아 엘레나 포론다 파로, 러시아 스비야토슬라브 자벨린 러시아사회생태연맹, 수단문명연구소 자파르 미르가니 등 5명이다.

▲주제마당Ⅰ '생태주의와 생명사상'=서양의 생태주의와 동양의 생명존중사상을 함께 토론해 자연친화적 문화형성의 토대를 마련한다. 발표자는 최재천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장회익 서울대 명예교수, 밸 플럼우드 호주 국립대 사회과학연구원 연구위원, 유진 하그로브 교수, 한면희 서강대 생명문화연구원 연구교수, 박이문 연세대 특별초빙교수, 이기상 한국외국어대 철학과 교수 등 7명이다.

▲주제마당Ⅱ '생명의 문화적 통로'=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의 상생을 목표로 동-서양, 고대-현대, 학계-창작현장을 넘나들면서 새로운 문화의 원형을 발견한다. 장파(張法) 중국인민대 철학과 교수, 수잔 레이시 미국 오티스예술대 교수, 채희완 부산대 예술대 교수, 안드레이 플리스 폴란드 야겔로니언대 교수, 류중하 연세대 중문과 교수, 안상수 홍익대 시각디자인과 교수가 발표한다.

▲주제마당Ⅲ '공생의 삶과 생명의 경제'=환경 파괴와 인간성 말살에 대항한 사회적 연대 경험과 투쟁사례에 관해 토론하고 생태적 사회의 전망을 모색한다. 조경만 목포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발레리 랭거 캐나다 환경운동가, 마크 와이스 체코 프라하연구소장, 프란츠 알트 독일 언론인, 이필렬 한국방송통신대 교양학부 교수 등이 발표자로 참석한다.

▲주제마당Ⅳ '동아시아의 역사와 상생'=위기의 지구를 지키기 위해 각 지역이 협력해야 한다는 인식을 함께 하고 그 상생의 방법론을 모색할 예정. 윤명철 동국대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