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이공계 기피 해결과 과학기술 활성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이를 반영하듯 이공계 출신의 공직진출 확대 결정에 이어 이공계 대학 신입생 5천300명에게 4년간 장학금을 지원하고 기업 채용시 인건비를 지원하는 과학기술전공자 채용목표제를 도입키로 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키로 했다. 특히 장관의 부총리 승격을 앞두고 있는 과학기술부는 이공계 활성화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이며 각종 지원정책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지난 27일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권오갑(57) 과기부 차관을 만나 이공계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의지와 앞으로의 정책방향에 대해 물었다.


-이공계 위기실태를 진단한다면.

“개인적으로 저도 농고를 나왔지만 자연스럽게 공대로 진학했습니다. 개발시대였던 당시에는 이공계 진학이 당연한 흐름이었습니다. 그에 비해 최근의 추세는 조금 실망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선진국에도 이공계 기피현상은 있지만 우리는 그 정도를 이미 넘어선 것으로 보입니다. 21세기는 지식기반사회입니다. 70~80년대 개발연대에서는 근면한 다수가 국가발전을 이끌었지만 이제는 창의적인 소수가 이끄는 시대입니다.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1만달러 안팎에서 8년째 머무르고 있는데 2만달러로 가기 위해서는 창의적 기술이 많이 확보돼야 합니다.”


-청소년들의 이공계 진출을 위한 지원방안은.

“청소년들이 이공계를 기피하는 것은 우리 교육에 1차적인 책임이 있습니다. 암기식 위주의 교육 현실과 동떨어진 기술교육 때문입니다. 또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사회적으로 과학기술인에 대한 인식이 아직까지 낮은 것도 원인입니다. 변호사나 의사에 비해 직업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선 초중등 과학교육의 내실화가 시급합니다. 이를 위해 수학이나 과학교사들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 우선돼야 합니다. 마침 4억3천만원의 예산을 마련, 40명에게 올해의 과학교사상을 수여할 예정입니다. 또 과학기술자도 능력에 따라 평생 일할수 있도록 영년직 연구원제나 정년후 연장계약제 도입을 추진하고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해 퇴직연금사업 확대 등 인센티브를 대폭 늘릴 계획입니다.”


-과기부 장관의 부총리 승격과 이공계 공직진출 확대가 미칠 영향은.

“지금까지는 과학기술부도 그냥 정부부처중 한곳에 불과했습니다. 이때문에 정책조율이나 예산확보가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때로는 부처 이기주의나 알력다툼으로 비춰질 때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부총리가 될 경우 과학기술 정책을 종합적으로 기획하고 조정, 평가해 나갈 겁니다. 이 과정에서 과기부는 각 부처의 고유업무 영역을 살리고 국가 과학기술 전체를 포괄적으로 다룰 것이고 중복되는 업무는 과감히 타 부처에 내주되 다른 부처가 할수 없는 분야에 과기부는 집중할 것입니다. 또 일부에서 이공계 출신의 공직진출 확대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고 있지만 과학적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한 합리적인 정책결정이 결국 효율적이고 균형있는 국가발전을 이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국제적으로 우리 과학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고 앞으로의 비전은.

“반도체나 자동차, 휴대폰 등에서 알수 있듯이 우리 과학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있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그냥 현상태에 머무른다면 선진국 진입은 고사하고 중국 등 후발국가에게 몇년내 추월당할 것입니다. 아마 향후 5~10년후 국가경쟁력 확보 여부가 관건이 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원천기술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당장 휴대폰 로열티만 최근 5년동안 1조5천억원에 이릅니다. 이를 바꾸기 위한 기술혁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과학기술 투자규모를 보면 연구개발투자비가 124억달러로 세계 8위, 연구개발인력이 인구 1천명당 138명으로 9위에 있는 등 양호한 편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23분의 1, 일본의 12분의 1 등 상위권 국가에 비해서는 아직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지속적인 발전과 함께 일자리 창출은 결국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가 선행돼야 합니다.”


-과학기술의 길을 걷고 있거나 결심하려는 청소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주식도 소위 바닥을 쳤을때 사는 법입니다. 마찬가지로 이공계 기피나 홀대, 위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오히려 그런 지적이 나오는 지금이 이공계를 지원할 때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현재 선진국 CEO들의 대부분은 이공계 출신이고 우리나라도 점점 그 비중이 커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중국의 경우 정치와 경제를 이끄는 당 정치국 상무위원 9명 모두 이공계 출신입니다. 현재 청소년들이 사회의 주역이 될 10~20년 뒤에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가속화될 것입니다. 과학기술은 쉽고 즐거운 분야입니다. 청소년들이 기꺼이 인생을 던질만한 분야임을 다시한번 강조합니다.”


<권오갑 과기부 차관은...>

고양 출신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