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커먼 구정물에서 버들치 등 생명이 살아 숨쉬는 도시민의 휴식공간이 되기까지'.
의왕 백운산에서 발원해 안양시와 광명시를 거쳐 한강으로 유입되는 안양천은 지난 10여년 동안 가장 몰라 보게 변화된 곳 중 하나다.
14개 자치단체 340만명의 젖줄인 안양천은 지난 90년까지만 해도 수질(BOD 기준)이 66.7ppm으로 더 이상 물고기가 살지 못하는 죽은 하천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년 동안 하천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 집중되며 해오라기 등 철새가 날아들고 버들치, 피라미 등 깨끗한 물에서만 살 수 있는 어류가 서식하는 등 자연 그대로의 하천 모습이 되살아나고 있다.
특히 안양시는 하천정비 및 생태복원사업과 곁들여 하천을 따라 자전거 도로 건설, 계절별 각종 꽃을 식재해 시민들의 충분한 휴식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 현재의 안양천·학의천의 수질과 그간의 노력
60년대까지만 해도 안양천은 맑은 물이 흐르고 많은 종류의 물고기가 살던 정감어린 하천이었다.
그러나 70~80년대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한때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가 193.3ppm(84년)에 달하는 등 수생물이 살 수 없는 가장 오염이 많이 된 하천으로 전락했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말 현재 안양천의 BOD는 3급수 수준인 6.5ppm으로 91년의 10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당시 안양천보다 수질이 월등히 좋았던 양재천(6.8ppm)이나 중랑천(12.1ppm), 탄천(20.3ppm)보다 수질이 좋아졌다.
수질이 개선되자 생태계도 되살아나 현재 안양천과 지류인 학의천에 서식하는 어류는 버들치, 피라미, 잉어, 돌고기, 메기, 참붕어 등 모두 14종에 이르고 있다.
다양한 어종의 서식은 풍부한 먹잇감으로 철새를 불러와 안양천과 학의천에서 관찰되고 있는 조류는 해오라기를 비롯해 왜가리, 황로, 박새 등 모두 17종에 달하고 있다.
특히 일정한 수온이 유지되는 석수동 하수처리장 방류구 주변과 연현중학교 앞에서는 1천여마리의 철새가 한꺼번에 발견되기도 했다.
이 같이 하천이 60년대 자연하천의 모습으로 되살아난 데는 지난 99년 8월 안양시가 안양천살리기기획단을 구성해 506억여원의 예산을 책정하는 등 집중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양시는 지난 2001년 안양천과 지류를 관리하기 위해 '안양천 살리기 10개년 계획'을 수립해 상류에 30만t 처리규모의 2단계 하수종말처리장을 신설하는 한편 오염된 물을 자갈을 이용해 정화하는 수질정화시설 등을 설치하는 등 하천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시는 또 하천 건천화 방지를 위해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용출수와 의왕백운저수지의 물 7천400여t을 정화과정을 거쳐 흘려보내고 나무와 돌 등 자연소재를 이용해 여울, 징검다리 등을 조성해 붕어나 피라미가 살 수 있는 하천으로 탈바꿈시키는데 성공했다.
안양천 수질개선과 생태복원사업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게 됐고 안양시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세계 물의 날 행사에서 전국의 모범사례로 꼽혀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한데 이어 기초단체로는 유일하게 대통령표창기관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한 학의천·안양천
하천을 가로지르는 징검다리에 앉아 맨발로 물장구를 치는 아이의 모습에서 아빠와 어린아들이 함께 한 움큼 물을 훔쳐내며 신기한듯 버들치를 잡으려는 모습, 하천을 따라 길게 뻗은 자전거도로에서 인라인을 즐기는 젊은이, 군락을 이루며 한껏 아름다움을 뽐내 시선을 빼앗는 노란 루드베키아에 이르기까지 기억속에만 남아있는 과거 시골의 풍경같지만 현재 안양천의 여름 풍경이다.
굳이 깊은 산 계곡을 찾지 않아도 맑은 물을 찾을 수 있는 곳이 안양천·학의천이다. 하천을 따라 차를 달리다 맑은 하천을 보면 도시의 시름을 절로 잊게 해주곤 한다.
수질이 과거의 모습을 되찾으며 한때 물고기를 잡으려는 낚시꾼들이 몰려들자 시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낚시를 금시시키는 조례를 제정하기도 했다.
주말만 되면 시민들이 이곳을 많이 찾는 것도 깨끗한 하천의 모습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고 하천 주변에서 쏟아져 나오는 신선함을 향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천 한쪽으로 뻗은 자전거 도로도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 중 하나다. 어떤 이는 산책로로, 또 다른 이는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기고, 혹자는 맞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달리는 것으로 여가를 즐긴다.
하천주변에 계절마다 꽃이 피게 하기 위해 각종 꽃씨를 뿌렸으며 올해는 루드베키아가 만개, 볼거리를 제공했다.
하천이 되살아나며 시민들에게 여타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자연환경을 휴식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시는 향후에도 민간단체와 공동으로 하천 오염방지 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이는 한편 어류와 조류, 수생식물이 서식할 수 있도록 여울과 소, 저습지를 조성하는 등 생태복원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안
[뉴스존] 죽음에서 되살아난 안양천
입력 2004-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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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28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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