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도시로 여행은 한편으론 기대도 되지만, 다른 한편으론 걱정이 앞서기 마련이다. “어디를, 어떻게 가야할 지”가 참으로 막막하기 때문. 그 것이 해외일 경우 말문까지 막혀 더하다. 관광안내도를 보고, 묻고 어렵사리 찾아갔지만 기껏 관광안내문만 보고 '쓰윽~' 한바퀴 둘러본 뒤 돌아 오기가 일쑤다. 그렇게 한 여행에서 남는게 무얼까? '전통과 현대가 살아 숨쉬는 성곽의 고장' 수원시는 이 같은 도시 여행의 부담감을 없애기 위해 2년전부터 '수원시티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수원시티투어는 현재 파주, 의왕 등이 속속 시티투어를 실시하려는 '모델'이자 도내 도시관광의 원조다.

#오! 원더풀, 뷰티풀 수원(水原)
 
지난 10일 오전 2시30분. 수원 팔달산 정상에 자리한 화성(華城) 서장대. “헉헉” 대며 올라온 미국·일본인 관광객들은 성곽과 어우러진 수원시내가 한 눈에 들어오자 “오! 원더풀, 뷰티풀” 감탄사를 연발했다.
 
2년마다 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닌다는 미국인 Gon Rimmancler(62·영어강사)씨는 “성과 시내가 조화롭고 평온하게 살아 숨쉬는 조화미에 감탄했다. 다녀 본 도시중 가장 아름다운 것 같다”며 수원의 아름다움을 극찬했다.
 
이들은 '수원시티투어'에 참여한 외국 관광객들이다. 수원시티투어는 매일 오전 10시30분과 오후 2시 두 차례 운행한다. 수원역 '수원종합 관광안내소'에서 출발해 서장대→화서문→장안문→화홍문→방화수류정→화성행궁→연무대(창룡문)→수원월드컵경기장→KBS드라마센터 야외촬영세트 등을 돌아본 뒤 다시 수원역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요금은 어른 5천원, 중·고생 3천원, 초등생 2천원이다.
 
이날 시티투어에 참여한 관광객은 10여 명 남짓. 시티투어 안내원으로 활동하는 석혜광씨는 “방학때는 만원사례인데, 평소에는 하루 평균 1회 투어에 10여 명 정도”라며 “영어, 일어, 러시아어 등 5명의 안내원들이 외국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평일에는 주로 외국 관광객이나 타지 관광객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서장대에서 효원의 종 타종 체험을 한 뒤 투어버스로 화서문, 장안문을 경유, 화홍문과 방화수류정에 도착했다. 마치 앞마당 정원의 연못위에 자리한 정자 위에서 굽이 돌아 화홍문을 거쳐 수원시내로 내달리는 수원천을 바라보며 그들은 또 “원더풀, 뷰티풀”을 연발했다. 특히 화성행궁에선 화성을 축성한 정조대왕의 효성에 대한 설명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일본 TV에서 방영된 경기도 관광홍보 프로그램을 보고 왔다는 일본인 관광객들은 원형대로 보존이 잘 된 세계문화유산 화성에 대한 궁금증을 집중적으로 물었고 석씨는 화성이 축성된 역사적 배경과 현재 수원시의 화성주변 정비상황까지 자세하게 안내했다. 이후 창룡문과 KBS 드라마센터 야외촬영 세트장을 돌아본 관광객들은 3시간 가량된 투어를 마쳤다.

#수원시티투어, 다양한 투어코스 개발 시급
 
그러나 이날 투어를 마친 관광객들은 못내 아쉬움을 표했다. 화성과 화성행궁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는 했지만 '수원'이란 지역을 잘 알지 못하겠다는 반응이었다.
 
한 관광객은 “수원시티투어 홈페이지에는 '전통과 현대가 살아숨쉬는 도시', '한국의 맛을 대표하는 수원양념갈비’, '수원근교의 에버랜드, 민속촌, 용주사, 융건릉과 연계‘ 등을 자랑스럽게 내놓았는데, 실제 투어에선 이 같은 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수원의 문화, 음식, 인근 관광지, 쇼핑단지 등 관광객들이 필요로 하는 기본적 사항에 대한 안내원의 설명이 없었던 부분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관광은 이미지를 심는 것이다. 특히 도시관광은 그 도시의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 등을 소개해 관광객들이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수원시티투어는 보완할 점이 많다.
 
또 서울시티투어가 투어 코스의 다양화, 종일권·1회 투어권 등을 통해 관광객들에게 서울관광을 맘껏 할 수 있도록 한 것에 비해 수원시티투어는 투어코스나 요금제 등이 너무 단조롭다.
 
'수원시티투어'는 도심관광상품으로 발전할 잠재적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다양한 투어코스 개발, 안내원을 통한 수원의 다양한 관광 및 관광상품 정보 전달, 관광상품 판매소 등의 표준화 등이 시급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