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 조상들은 이곳에 와서 살아야만 했고, 묻혀야만 했으며, 조국으로부터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아야만 했는지에 대한 답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8월 제1기 일본 독립운동사적지 탐방단의 일원으로 6박7일간 일본을 방문했던 김포대곶초등학교 박상표 교사는 탐방후기에서 “기대 이상의 큰 만족을 얻었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의 문화가 일본에 전해져 나라시대 아스카 문화를 이루고, 일본 발전의 밑거름이 되었다는 민족적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며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교사는 그러나 “일본은 수시로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나서고, 총리 고이즈미는 각료들과 함께 태평양전쟁 전범들의 위패가 있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고 있다”며 “지난 날 우리는 발전된 문화를 이어오지 못하고 방심하다 치욕을 당했던 일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실 이번 탐방 자체는 중국이나 러시아가 아닌 일본지역을 무대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익숙함보다는 생소함을 가진 것이 사실이다.
 
이는 일본에서 벌어진 항일·독립운동이라는 것이 '별볼일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 가치와 규모에 비해 턱없이 축소된 채 묻혀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해방 이후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한일관계가 주된 원인이다. 비록 한일기본조약이 체결됐지만 명확한 보상이나 사과가 단 한번도 이뤄지지 않음으로써 한국과 일본과의 관계는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평행선을 달렸다. 특히 우리나라 국민들의 일본에 대한 정서는 쉽게 정화될 수 없는 상태였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본 현지에서의 독립운동사 연구나 사적지 복원 그리고 이에 대한 홍보는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었다.
 
또 일본내에서의 항일투쟁이나 독립운동이 민족주의 색채를 강하게 띠면서 당시 사회주의 운동과 상당부분 연결됐다는 점도 이들을 후대에 접어들어 역사의 뒤안길에 묻히게 한 원인이다.
 
최근 사회주의 계열의 독립운동사나 운동가를 발굴하려는 움직임은 그 논란의 핵심은 둘째치고 최소한 일본지역에서의 독립운동사를 재조명한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보훈교육연구원 주관으로는 처음 이뤄진 이번 탐방은 을사보호조약 체결 100주년, 광복 60주년을 1년 앞두고 '적지'인 일본에서 이름없이 스러져간 독립운동가들을 다시금 바라볼 수 있는 계기로 충분하다는 평가다.


주관: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보훈교육연구원
후원:국가보훈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