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흐름이 '인간중심의 경제'에서 '생태경제'로 서서히 전환돼 가고 있다. 경제개발이란 목적으로 무자비하게 강·하천·산 등 자연생태계를 파괴하는 시대는 점차 막을 내리고 자연생태와 인간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며 이익을 꾀하는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자연이 숲쉬는 아파트', '환경친화적 상품' 등등. 자연·환경·생태 등이 포함되지 않은 브랜드는 이제 설 자리를 잃어갈 정도로 사회 저변에 확대되고 있다.
미래의 산업이라 할 수 있는 관광산업도 이 같은 변화에 발맞춰 단순히 보고 먹고 즐기는 상품에서 탈피, 자연생태를 체험하고 함께 호흡하려는 상품이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각종 규제로 개발이 뒤처졌던 양평(楊平). 그 덕분에 남·북한강이 만나는 양수리 두물머리, 중미산·용문산과 용천·흑천 등 낮고 높은 산과 하천 등 천혜의 자연경관이 살아 숨쉬는 양평이 '생태경제·생태관광의 중심(中心)'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소풍을 겸한 자연생태체험, 양평으로 오세요
양평지역에는 자연생태체험을 할 수 있는 학습장과 캠프가 10여 곳에 달한다. 민물고기, 별자리, 야생화, 애벌레, 숲 등 생태체험의 유형도 각양각색이다.
이 중 가장 인기를 모으고 있는 곳이 경기도가 운영하는 민물고기생태학습관. 남·북한강이 만나는 양수리 두물머리에서 6번 국도를 따라 강원도 원주방면으로 20~25분께 가다보면 지제·광탄으로 갈라지는 삼거리를 조금 지나쳐 우회전하면 흑천을 끼고 민물고기생태학습관(용문면 광탄리)이 눈에 들어온다.
이 곳은 경기도가 1988년 '인간중심 경제'로 인한 환경오염으로 점차 사라져 가는 민물고기를 연구, 양식기술을 보급하고 토산어종의 자원을 조성하기 위해 세운 '민물고기연구소'(소장·김기호)에서 지난해 7월 문을 연 학습관.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990㎡ 규모의 이 곳에선 우리나라 민물고기의 생태를 한 자리에서 보고 배울 수 있다. 현재는 지상 1·2층만 일반인들에게 연중(월요일만 휴관)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지난 21일 이 곳을 찾았을 때 30여명의 가족 관광객들이 누치, 몰개, 납지리 등이 노니는 천장수조를 비롯해 호주, 홍콩 등에서 자랑하는 아콰리움을 연상하는 지상1층 민물고기 수족관(18조70여종) 등을 신기한 듯 관람하고 있었다. 이들 관광객들은 경기관광공사에서 도내 관광상품을 알리기 위해 지난 10일부터 4개 노선에서 실시하고 있는 '데일리투어(Daily tour)' 참가자들.
수족관 입구에 설치한 천장수조를 지나 민물고기연구소가 양식에 성공한 철갑상어 대형 수조에서 잉어, 참붕어 등과 함께 노니는 철갑상어를 보자 “아빠! 상어가 어떻게 민물에 살아”라는 한 초등학생의 질문에 여기저기서 “그거 상어 아니야”, “상어 맞아”라는 논란이 벌어졌다. 안내원이 “철갑상어는 바다에서 살다가 민물로 돌아오는 2차 민물고기”라고 설명하자, 그제서야 질문한 학생과 어른들은 고개를 끄떡였다.
이들은 안내원을 따라 황쏘가리·열목어·어름치 등 한국 천연기념물, 송사리·참몰개 등 호수에 사는 어류, 황복·버들치·쉬리 등 경기도 특산어류, 가재·도룡뇽·자라 등 계곡의 생물생태종, 동자개·쏘가리 등 내수면어류, 칼납자루·퉁가리 등 한국의 특산어류, 돌고기·참종개 등 1차 담수어류, 농어·가시고기 등 2차 담수어류, 베스 등 외국유입어종 등을 돌아보며 마냥 신기해 했다.
이어 2층으로 자리를 옮긴 이 들은 우크라이나의 세팔라스피어 등 최초의 물고기 화석과 민물고기의 탄생 및 진화과정을 설명한 전시관을 둘러본 뒤 낚시체험, 민물고기 이야기, 민물고기 게임 팡팡팡, 내가 만드는 물고기, 물고기와 함께 춤을, 물고기 스크래치 등 다양한 체험코너에 어른·아이할 것 없이 “와!”하는 탄성과 함께 체험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체험을 마친 이들은 2층 한 쪽에 자리한 영상관에서 민물고기의 생태 영상물을 관람한 뒤 종전 같으면 학습관 뒤 쪽에 자리한 '야외터치체험관'에서 물고기도 직접 잡아볼 수 있었지만, 기온이 낮아 폐쇄했다는 안내원의 설명에 실망한 듯 학습관을 떠났다.
김차영 관리담당은 “최근 생태체험이 붐을 일으키면서 이 곳을 찾는 방문객 수가 10월말 현재 10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라며 “방문객들에게 좀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고, 민물고기와 수생생태에 대해 학습할 수 있도록 내년 3월 오픈 예정으로 1천400여 평에 야외터치학습장을 확대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031)772-3480.
#생태체험…연계 관광지 확충 시급
민물고기 생태학습관을 둘러보고 야외터치학습장에서 체험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2시간 정도 남짓. 때문에 어렵게 양평을 찾은 관광객들은 이 곳과 연계된 다른 관광상품이 없는 탓에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귀가해 버리기 일쑤다. 생태관광이 각광
[선진관광 가는 길] 10. 생태경제의 중심에 선 양평(楊平)
입력 2004-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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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24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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