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선 1900년에 베데커의 파리 여행안내서에 시체보관소를 위시해서 대중에게 개방된 공장의 목록이 있었다. 그 후 공장관광(한국에서는 견학이라는 말을 쓰고 있다)을 통해서 산업체의 생산품을 광고하고, 판매하는 기회가 주어졌는데 유리라든가 크리스탈, 도자기 등의 회사가 대표적이었다. 지금은 도자기는 말할 것도 없고 자동차, 철강, 조선에서부터 김치, 화장품, 술, 초콜릿까지 우리 생활과 관련있는 모든 상품과 관련한 공장, 박물관 관광이 생겨났다.
 
영국의 캐드베리 초콜릿회사는 자체적으로 기획한 각종 이벤트를 가미한 '팩토리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해 인근 지역은 물론, 멀리 떨어진 지역의 학교, 단체 등의 관광수요를 창출하면서 입장료 수입, 자사 상품판매와 더불어 브랜드 이미지의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독일의 폭스바겐사는 자동차 계약자가 자신의 자동차를 인수받기 위한 1박2일간의 여행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자신의 출고일을 통보받은 계약자는 전 가족이 폭스바겐 자동차의 공장이 있는 소재지로 가서 폭스바겐 공장을 견학하고, 폭스바겐의 역사와 생산시설, 창사 이래 개발된 모든 자동차 실물 박물관을 둘러본 뒤 공장 내에 있는 테마파크에서 즐거운 하루를 보낸다. 회사측이 제공한 공장 내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날 자신들의 새 자동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다.
 
또한 일본의 나고야는 볼거리가 비교적 빈약한 도시였으나, 명성을 가진 도자기 회사인 '노리다케’가 과감히 공장을 이전하면서 공장부지를 대규모 공원으로 조성했다. 풍부한 녹지 조경과 함께 예전의 가마굴뚝, 공장의 모습을 그대로 두고 박물관, 도자기 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다. 인근에는 도요타사의 자동차 박물관을 포함한 약 24개의 기업박물관이 있어 제조업이 문화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지역사회에 새로운 부를 창출하기도 하고, 산업을 문화관광적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경기도내에는 전국 기업의 3분의 1이 자리하고 있다. 업종도 전통 제조업에서 첨단 IT산업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자사의 제품을 이 같은 산업관광으로 활용하는 예는 극히 드물다. 산업관광은 그 자체만으로는 방문객 흡인 요소가 되기 어렵다. 동물원, 공원, 수족관, 방송센터 등 테마가 있는 주변 요소와의 연계가 필요하다. 이제 기업은 산업관광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지역사회와의 좋은 관계 형성, 브랜드 이미지 강화, 자사 상품에 대한 홍보, 이익의 사회환원 등에 대해 생각해 볼 때이기도 하다. 〈윤선영 경기대 관광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