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은 우리에게 큰 기쁨과 자신감을 안겨주었다. 전 세계의 주목을 한 눈에 받으며, 한국의 관광산업이 진일보 할 수 있는 호기였다. 특히 외국관광객의 가장 큰 불편사항인 공중위생시설의 청결과 언어소통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기회였다. 정부는 세계적인 메가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제3세계 수준인 화장실 환경개선에 과감한 재정을 지원했다. 또 화장실 환경을 상시 모니터링하는 NGO의 노력과 이용하는 시민의 자발적인 유지 노력의 결과로 음악과 향기가 있는 '아름다운 화장실’로 환골탈태했다. 그러나 월드컵 이후 정부의 재정지원은 지자체 몫으로 이전됐고, 지자체에선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또 시민들의 의식·이용수준을 높일 수 있는 교육도 시민단체의 몫으로 전가됐다. '냄비근성'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관광한국, 관광경기를 외친다면 관광지에 대한 위생청결은 정부나 지자체가 선도해야 할 몫이고, 이용하는 사람도 스스로가 가꾸고 보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관광객들에게 아름다운 경치나 유적과 더불어 매우 실용적이며, 기억할 만한 기념품을 제공하는 것 또한 관광마케팅에선 중요하다. 일본 오사카의 간사이공항 근처엔 대규모 쇼핑 아울렛이 있다. 도심에 쇼핑타운이 형성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공항근처에 위치해 출입 관광객에게 쇼핑편의 도모는 물론 끝까지 지갑을 열게 하는 일본의 상술이 놀라울 뿐이다. 영국은 왕실에 납품되는 도자기 식기류, 의류, 식품 등에서 세계적인 브랜드를 갖고 있다. 하지만 하나같이 고가(高價)여서 일반시민이나, 관광객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그러나 영국은 각 브랜드 마다 '팩토리 숍'이라는 형태의 창고형 아울렛을 운영하며, 전문가가 아니면 구별할 수 없을 정도의 흠이 있거나, 한 계절이 지난 상품등을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팔고 있다. 최근엔 단독으로 운용하던 형태에서 벗어나, 함께 대규모로 집단을 이루어 운영하고 있어 새로운 관광코스화되고 있어 부럽다.
 
우리가 외국을 여행하면서 너무나 갖고 싶은 기념품인데 사고 싶어도 말이 통하지 않는다면, 혹은 훌륭한 역사적인 유물에 관해 궁금한 것을 물어볼 사람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쇼핑센터와 문화유산을 갖추고 있어도, 여행의 만족도는 반감될 것이다. 우리 문화에 대한 지식과 외국어 능력을 갖춘 문화유산해설사를 통해 관광객에게 불편이 없도록 제도화하고 있으나, 상시 대기(待期)시스템이 운영되지 못하고 다양한 주제(主題)에 대한 의사소통의 문제가 있다. 이를 위한 해결 방안으로 은퇴한 장년층, 주한 외국인, 외국인학교 재학생, 경기도 소재 대학 관광관련학과 재학생을 포함한 자원봉사자 등의 외국어 인력에 관한 풀(pool)을 정비해 주·월 단위로 가능한 스케쥴표를 작성해 운영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또 보조적인 수단으로 미리 정확하고 상세한 역사적 설명이나 코스에 포함된 관광대상물에 관한 내용을 원어민이 녹음한 개별 오디오 시스템을 활용한다면, 보다 효과적일 것이다. /윤선영(경기대 관광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