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시 수택동 구리환경사업소. 건물 사이사이로 왕숙천이 흐르고 사업소 담장 주변에 녹지공간도 많아 잘 정돈된 공원같은 느낌이 든다.

지난 86년 건립된 이곳은 생활하수와 분뇨를 정화하는 곳이다. 하수처리장 하면 으레 대표적인 주민 혐오시설로 꼽히지만 현재 이곳은 연간 2만여명이 다녀가는 구리시 명소로 탈바꿈했다.
 
방문객 가운데는 하수처리과정을 견학하러 오는 학생들은 물론 타 지자체에서 성공적인 환경사업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줄을 잇는다. 이와함께 환경사업소 하수처리장 부지내에 마련한 곤충생태관을 보러 오는 주말 관람객도 적지 않다.
 
하수처리장 주변에는 도심속 공원처럼 잔디밭과 함께 각종 조경수가 심어져 있는 가운데 맑은 물이 흐르는 연못·분수·계단폭포·실개천 등이 자리잡고 있어 휴식공간 및 자연학습장으로 인기를 더하게 됐다.
 
특히 지난 18일에는 시민들에게 친환경도시로서의 이미지를 확산시키고 자연생태계의 소중함을 체험하도록 '한겨울 곤충과의 만남'을 주제로 구리곤충축제를 열었다.
 
시는 이번 행사에서 2004마리의 나비를 날리는 개막식 행사와 함께 곤충생태관 명예 홍보대사로 위촉한 가수 김흥국의 팬사인회·나비표본만들기·페이스페인팅 등의 다양한 행사를 통해 컴퓨터게임 등에 익숙한 도심속 아이들이 곤충에 대한 지식과 자연의 소중함을 체험토록 하기도했다.
 
환경사업소 한 관계자는 “생태교실운영 활성화를 위해 초·중학교 환경담당 교사와의 간담회 개최는 물론 시민의 날·유채꽃 축제·코스모스 축제 등의 행사시 나비 날려 보내기, 곤충생태물 전시회, 나무곤충만들기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해 어린이들과 시민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시설을 갖춰 명실상부한 곤충생태관으로 구실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곤충생태관
 
곤충생태관은 영상실과 표본전시실 및 곤충사육시설 270㎡와 유리온실 생태관 351㎡ 규모로 동시에 200여명이 관람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여기에는 곤충의 번식 및 활동과정 관찰과 하수처리장 방류수의 수질을 확인할 수 있도록 방류수를 이용한 생태연못의 민물고기 서식, 곤충과 식물의 조화 등을 보여주는 수생식물관·수서곤충관·민물고기 생태관·나비생태관·딱정벌레관·양서류과 등 다양한 코너가 마련돼 있다.
 
이중 수서곤충관은 물방개를 비롯해 물땡땡이·장구애비·게아재비·송장헤엄치게·물자라·왕잠자리수채 등을 전시해 놓고 점점 사라져 가는 수서곤충들을 어떻게 우리 곁으로 되돌릴 수 있을까를 보여주고 있다.
 
또 수생식물관에는 하수처리 방수류를 활용한 연못에 부레옥잠·물배추·개구리밥·수련 등의 수생식물과 금붕어·비단잉어·다슬기·소라·말조개·올챙이 등의 수서생물이 서식하면서 수질환경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밖에도 민물고기 생태관에는 토종어류 잉어·쏘가리·붕어·꺽지·동자개·피라미·모래무지·누치 등이 살고 있으며 자연늪지와 함께 풀흰나비·남방노랑나비·부처나비 등 20여종의 나비가 서식하는 나비관찰동은 성충(알~애벌레~번데기~성충)으로 자라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으며 표본전시실에는 나비표본 191종, 나방표본 50종, 딱정벌레·매미·메뚜기·사슴벌레 등 89종의 곤충류가 전시되어 있다. =구리



[인터뷰] 오영민 구리환경사업소장

“그동안 하수처리장을 혐오시설로 여겨왔고 악취발생 문제로 내가 사는 지역에 건립되는 것을 무조건 반대만 해온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 시에서는 시민들에게 혐오시설이라는 인식보다 맑고 깨끗한 도심속 공원의 이미지를 담아 휴식공간 및 자연학습장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영민 구리시 환경사업소장은 “방문자들이 하수처리시설을 둘러 본후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진다”며 “너도나도 혐오시설을 거부하는 님비현상을 극복해 나가는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초단체중 최초로 지난 8월에 완공한 3차 고도처리시설로 한강 상수원의 수질을 개선, 실개천에 수질에 민감한 송사리 붕어 등 민물고기를 키우고 있어 시민들에게 맑고 깨끗한 하수처리 수질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나가고 있다는 그는 시민 정신문화운동인 'I♡Guri'운동을 통해 환경·교육·문화가 어우러지는 자연생태공원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다양한 환경교육시스템 도입과 프로그램 개발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자연학습 및 생태교실을 운영하는 곤충생태관에서는 곤충들을 관내 학교에 학습교재용으로 제공하는 등 여러가지 점에서 모범이 되고 있다”며 “방류수를 이용한 반딧불이 증식배양장 및 전시관과 계절별 토종 야생화 묘목장을 만들고, 자연체험학습 및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며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 행사도 마련해 쾌적한 환경교육의 장이 되도록할 계획”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