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대국의 철저한 마케팅

프랑스는 요즘 한창 공사중이다. 오는 2010년 관광객수(연간 외국관광객 9천만명)나 관광수입(연간 450억 유로)면에서 명실상부한 제1의 관광대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현대 건축의 전시장'인 파리의 서쪽지역인 라데팡스 개발로 인해 상대적 빈곤감을 겪고 있는 동쪽지역의 개발격차를 해소하고, 새로운 볼거리를 조성하기 위해 재무성 건물을 옮기고, 세계적 규모의 국립도서관 등이 들어선 지역을 건설중이다. 프랑스 정부는 이를 두고 '21세기 파리가 동쪽으로부터 잠에서 깨어난다'고 말할 정도로 파리의 동쪽지역은 새로운 관광자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 에펠탑, 개선문 등 도심 곳곳의 관광명소도 쾌적한 분위기에서 관광을 할 수 있도록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특히 1988년 월드컵 개최이후 주춤한 관광객 유치 폭을 넓히기 위한 메가이벤트로 '2012년 하계 올림픽 유치'에 프랑스 정부가 나서고 있다. 도심 곳곳에 이를 홍보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에펠탑에도, 광장에 대형 스케이트장을 개설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 파리시청 건물에도, 몇년전부터 8월 바캉스철을 맞아 남서부 유럽지역으로 피서를 가는 관광객들을 붙잡기 위해 강변도로에 모래를 깔아 대형 비치로 조성하는 센강변 곳곳에도, 개선문에서 콩코드 광장까지 2㎞에 달하는 샹젤리제 거리에도 다양한 형태의 깃발과 현수막 등이 내걸려 프랑스 정부의 올림픽 유치 의지를 엿볼 수 있게 하고 있다.
 
또 지난해 6월 인상파 특별열차 등 기차를 테마로 한 이벤트가 콩코드광장을 중심으로 개최된 것을 비롯해 모차르트가 루이 14세 앞에서 연주했다는 베르사이유궁에선 빛과 소리의 축제 및 바로크음악연주행사가 매년 펼쳐지고 있으며, 반고흐의 마을인 오베르쉬 허 우자르에선 여름철 세계 유명음악가들이 참여하는 클래식 음악회, 우리의 농촌체험과 비슷한 팜투어 등 다양한 문화 이벤트를 발굴, 홍보하고 있다.
 
이와 함께 프랑스 관광정책에서 배워야 할 점은 철저한 타깃 시장에 대한 마케팅과 민·관 관광협력이다.
 
프랑스를 찾는 외국관광객의 3분의 2는 역사·문화투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역사·문화투어는 한계성을 내포하고 있다. 프랑스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12클럽제를 운영, 다양한 계층의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주요 상품테마로는 국제회의(비즈니스), 청소년관광, 골프, 온천, 도시관광, 나체주의, 고성·박물관, 성지순례, 와인투어, 해안관광, 오지탐방 등이고, 1클럽당 20~25명의 위원을 위촉해 해당 분야의 집중적인 연구를 통해 문제점을 도출하고 관광상품 개발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여기에 매년 관광객수, 관광지출, 1인당 관광비용, 방문횟수, 성장률, 개발잠재력, 성장잠재력, 파트너십 등 다양한 통계를 분석해 프랑스 인접국과 중국·일본·한국 등 원거리 신흥시장 등 시장별로 다변화된 홍보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는 점이 관광대국인 프랑스의 철저한 관광마케팅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관광마케팅에 필요한 홍보예산의 경우 프랑스 정부, 지자체, 관광관련 업체들이 각각 부담하고 있어 민·관의 관광협력이 우수한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국가관광기구인 프랑스관광청의 운영과정에서도 나타나는데, 프랑스에선 조직체를 구성할 때나 예산지원시 중앙정부, 지자체, 민간업체의 3분의1 지분참여가 명문화돼 있고, 이로 인해 민간업체들이 능동적으로 중앙정부나 지자체의 업무에 참여하는 창구가 열려있다.
 
이 같은 관광마케팅은 '경기관광-선진관광으로 가는 길' 20편에서도 소개했듯 프랑스 관광정책의 철학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카페에서 샤르트르, 카뮈와 이야기를
 
1898년 드레퓌스 사건에서부터 1980년 장-폴 샤르트르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20세기 프랑스를 '지성인의 황금시대'라 부른다. 당시 지성인들이 20세기 프랑스의 정치, 사회, 교육, 문화, 언론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지울 수 없는 족적들을 남겨 놓았기 때문이다.
 
파리에는 당시 지성인들의 숨결을 공유할 수 있는 장소들이 있다. 카페(Cafe). 프랑스 지성인의 역사는 물론 저서와 언론을 통해 이뤄졌지만, 일상에선 카페 안에서 이뤄졌다고 할 만큼 프랑스의 카페 문화는 유별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파리 시내에는 카페가 많다. 특히 파리의 강북인 샹젤리제 거리와 강남인 생제르맹 네 프레, 몽파르냐스 등에는 좌파 지성인으로 불리던 장-폴 샤르트르, 알베르 카뮈, 에밀 졸라, 앙드레 지드, 미셸 푸커 등이 주로 애용하던 유명 전통카페들이 관광객들에게 또하나의 체험거리로 개방돼 있다.
 
특히 프랑스 대표적인 지성인이라 할 수 있는 장-폴 샤르트르가 주로 애용하던 생제르맹 네 프레의 'Les Deux Magots' 카페 앞에는 카페의 역사를 알려주는 표지석이 서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거리까지 점령한 이 카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