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중산층이라 불리는 그대 집에 도자기를 한점이라도 소장하고 있습니까.”
 
일본인이나 중국인들이 도자기를 일상 생활화 하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한국의 도자관련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우리는 언제 부터인가 고려청자, 조선백자를 논하며 찬란한 문화유산을 자랑하고 있고, 특히 분청의 경우 우리나라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도자기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가정에는 현대 도자기건 전통도자기건 도자기를 소장하고 있는 집은 흔치 않다는 게 중론이다.
 
도자기가 우리의 찬란한 문화유산임에도 이처럼 홀대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공업입국'으로 대변되는 개발도상국 시절 '먹고 사는 일'이 우선시돼 문화를 홀대하고 기술을 앞세운 성장위주의 정책으로 인해 도자산업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던 데 기인하는 점이 크다.
 
그러나 중국은 극빈국 처지를 면치 못하던 문화혁명기에도 도자산업을 꼭 지켜야 할 중추적인 문화로 인식, 도자산업을 파괴하지 않고 오히려 정부차원에서 육성한 것과 임진왜란 당시 일본에 건너간 조선의 도공들을 지원육성해 세계 선두의 도자산업강국이 된 일본이 패전직후인 1960년대 세계각국에 위치한 대사관 등 재외공관의 모든 식기류를 일본에서 생산한 도자기로 바꾸면서 정부가 솔선해 외국인을 상대로 홍보에 나선 것은 우리와 대비되는 좋은 예라고 아니할 수 없다.
 
그러면 경기도가 수백억원을 들여 세계도자기엑스포를 개최하고 (재)세계도자기엑스포를 설립하면서까지 도자산업 육성의 필요성을 왜 강조하고 있는가.
 
그동안 재단이나 경기도, 심지어 현장에서 도자기를 생산하는 도예가들 조차도 “영세 도예업체를 살려야한다” “음식점 등에서 생활자기를 사용하도록 시·군 등 지자체가 권장을 해야한다”는 등 임시방편식이나 주먹구구식으로 도자기를 사용해 달라고만 했지 도자기가 우리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그 기능성을 홍보하는데는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생활자기건 장작가마로 대변되는 전통자기건 도자기 안에 담배를 하루만 넣었다 피워도 그 독성이 몰라보게 줄어드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때문에 그동안 고가의 도자기를 거실에 소장하며 스스로 상류층임을 자부하던 대부분의 도자기 소장가들이 도자기가 음이온을 발산하고 전파를 차단해 주는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나서는 놀라는 모습을 종종본다.
 
“도자기도 흙이고, 그 도자기를 굽는 도공도 흙이며, 전통가마를 때는 장작도 흙이기 때문에 도자기가 인체에 이롭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황토방에서 하룻밤을 자고 나면 몸이 홀가분해 지는 이치와 같은 것입니다.”
 
최근 새로운 소지(도자기 재료용 흙)를 개발해 만든 분청 컵이 콜라 맥주 등 자극성 음료를 따라 마실 경우 톡쏘는 자극없이 부드럽게 넘어가는 것을 입증해 특허단계에 있는 심천요 김진현(46)씨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가스요에서 구어낸 도자기건 전통가마에서 구어낸 도자기건 도자기는 모두 인체에 이로운 기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도자시장 규모는 1년에 6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엄청난 시장을 일본, 중국, 영국, 독일, 프랑스가 석권하고 우리 도자기 제품은 경쟁력이 약해 세계시장 점유율이 전무한 상태다.
 
우리의 세계도자기 시장 점유율이 전무한 것은 우리 작품의 질이 외국의 것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국내 전문가는 거의 없을 것이다. 정부는 정부대로 우리 도자기의 우수성을 홍보하는데 미흡했고 도예가들은 도예가대로 “창작력을 발전시켜 작품에 접목하는 끊임없는 노력 대신 '무턱대고 만들기만 하는', 즉 기능성을 강조한다거나 시대에 맞는 디자인을 개발한다거나 하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자성어린 분석이다.
 
도자편 모양의 와당 목걸이를 저렴한 가격에 생산 판매하고 있는 종광도예 대표 이은종(45)씨는 “외국으로 유학을 떠나는 학생들이나 어학연수생들이 외국 학생들에게 주는 선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하면서 추가구입을 하더라”면서 “도예인들도 이제는 소비자들이 누구나 저렴한 가격에 우리의 도자작품을 접하고 사용하도록 아이디어를 개발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도자도시마다, 개인 업체마다 특성있는 디자인과 모양을 끊임없이 개발해 수요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는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 도예인들도 더 많은 연구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 우리 도자기를 세계에 알리는 홍보전략이 없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나 경기도가 세계도자기엑스포를 개최하며 도자붐을 조성하고, (재)세계도자기엑스포가 도자업체를 구체적으로 지원할 '도자연구지원센터'를 설립한데 이어, 한국요업기술원이 이천시에 요업기술원 분원을 설립키로 하고 설계중에 있는 등 도자산업의 앞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