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이 하늘이 높아가는 요즘, 쭉 뻗은 자유로를 달려 임진각으로 가보자. 가슴이 탁 트이는 국내 최대규모 야외공연장 음악의 언덕과 색색의 바람개비들이 반겨준다. 새삼 내가 세상의 일원임이 다가오고 평화와 생명을 떠올리게 되면 생명촛불파빌리온으로 가서 촛불 하나를 밝혀보자. 우리돈 1만원이면 기아 어린이 10명이 밥을 배불리 먹을 수 있다고 한다. 통일기원돌무지에 1만원을 기부하면 북한 결핵 어린이를 도울 수 있다.
◆KO·PA·IS 평화친구 사귀기=미래세계를 이끌어갈 젊은이들이 몸을 부대끼며 평화의 담론을 펼치는 국제 청년 교류 프로그램이다. 정치여건상 서로 접촉할 기회가 없는 이스라엘 대학생과 팔레스타인 대학생이 분단국인 한국 대학생과 캠프를 연다.
26일 입국해 9월 6일 떠날 때까지 이들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축구도 하고 민통선 내 농가에서 농촌봉사활동도 펼친다.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한국종교계를 견학하고 강화도 국제연등선원에서 템플 스테이도 할 예정. 한국민속촌과 수원의 화성, 경주 탐방 스케줄도 잡혀있다. 우리 측보다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젊은이들이 더 긴장하고 기대할 것 같다.
초대된 학생은 이스라엘 10명(히브리대·텔아비브대), 팔레스타인 10명(베들레헴대·비르젯대)이며 학생회 간부들과 과학 영재, 우등생, 동아리 회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이스라엘 대학생 아미트 아비구어(Amit Avigur)의 아버지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람이 함께 거주할 수 있는 산업문화 공동체도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대학생은 18명이 참가한다. 원래 북한 대학생을 초청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추진했으나 일정이 촉박해 이번에는 참가하지 못했다.
특히 이 행사는 지난 2월 중동으로 파견된 대학생 평화메신저들이 일궈낸 성과여서 더욱 의미가 크다.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은 세계평화축전 사전행사로 지난 2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역에 대학생들로 구성된 평화메신저를 파견, 의료·문화 활동을 펼치고 이스라엘 히브리대학에서 중동의 평화와 한반도 평화를 비교하는 토론회를 가졌다.
우리 대학생들이 이때 정치적으로 서로 접촉하기 어려운 양 지역 대학생들을 평화축전에 초대했으며 이 제의가 받아들여지면서 '코파이스 평화친구'가 결성됐다.
◆월드뮤직 콘서트 '안녕'=11개국에서 100여명의 월드뮤직 뮤지션이 한자리에 모인 국내 초유의 대형 월드뮤직 콘서트가 지난 주말 시작돼 폐막 전날인 다음달 10일까지 이어진다. 오후 7~8시 저녁시간대 음악의언덕이나 카페 '안녕'에서 공연된다.
이번 주말을 장식할 뉴질랜드의 테 바카(Te Vaka, 26~28일)는 화려한 의상에 통나무 드럼을 들고 노래와 춤을 들려준다. 우리 전통도 현대화가 진행되듯 테 바카 역시 남태평양 민속예술을 현대화해 세계적인 단체로 성장하고 있다.
28일과 30일에는 누에보 플라멩코의 거장 스페인의 또마띠또가 찾아온다. 기타 종주국 스페인의 음악적 전통과 재즈, 클래식을 접목한 누에보 플라멩코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다.
초가을의 정취가 시작되는 9월 초에는 동유럽 집시음악과 중동음악의 향연이 펼쳐진다. 세르비아 보이보디나주의 전설적 집시음악가 올라 빈체가 창단한 '어스 휠 스카이 밴드(Earth-Wheel-Sky Band)',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집시밴드 '팡파르 키오카를리아'가 온다.
중동음악으론 갈릴리·아랍 퓨전 단체인 에세브 바(Essev Bar), 유발론 앙상블을 볼 수 있다. 유발론 앙상블은 유대교, 이슬람 수피즘, 기독교 음악을 혼합한 신비스런 분위기의 음악과 사막 베두인족의 음악을 연주한다.
마무리는 웅장한 남성 사운드의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남성성가단과 이번 콘서트가 자랑하는 월드뮤직 스타 또또 라 몸뽀시나가 장식한다. 남성성가단은 8일과 10일 경기도립오케스트라(예술감독·유광)와 함께 평화앙상블을 열며, 아프로-라틴 음악의 디바 또또 라 몸뽀시나는 9일과 10일 무대를 장식한다.
이밖에 큰 학술행사로는 김지하 시인이 이끄는 '세계생명문화포럼'이 있다. 9월 2일부터 5일까지 파주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 열리는 이 포럼은 2003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으며 올해는 '동아시아 문예부흥과 생명평화'를 주제로 열린다. 학술토론회와 문화행사가 기간내내 진행되고 마지막날인 5일은 오대산 월정사로 이동해 조직위원장을 맡은 국악인 김영동(경기도립국악단 예술감독)씨가 진행하는 산사음악회와 템플 스테이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