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세기 실크로드에는 '한류'가 흐른다. 생명을 이어주고 사랑을 나누는 실크로드의 한류는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어린이들에게 가슴 벅찬 새 희망을 안겨줬다. 사랑의 한류를 온몸으로 체감한 '우즈벡 천사'들(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파루크, 샤소다, 이로다,
동북아시아에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이어진 실크로드는 생명의 길, 문화의 길이었다. 이 길에서 삶과 죽음이 갈렸고, 유럽의 기술이 동양으로, 아시아의 보물이 서양으로 전해졌다. 1천500년이 흐른 지금, 실크로드는 사랑과 공존이라는 새 가치를 실어나르는 나눔의 길이 됐다. 실크로드의 이런 흐름에 바로 '한류'가 있다. 실크로드의 중심축인 우즈베키스탄을 기점으로 국경과 민족을 초월한 사랑의 '한류'가 만개하고 있는 것이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를 찾아 실크로드를 적시는 '한류'의 현장을 다녀왔다. 〈편집자 주〉
[실크로드에 꽃핀 사랑의 한류]
〈1〉스파씨바, 까레이! <감사합니다, 한국!>

“와! 한국사진이다.”
숨이 차서 몇 걸음 떼지도 못했던 쇼히스타(8·여)도, 가슴이 아파 친구들 노는 모습을 지켜만 봤던 디마(6)도 1년전 한국에서 찍은 사진을 받는 순간 힘차게 함성을 질렀다. 키가 한뼘 이상 더 자란 샤브캐트(12)도 병원 대기실을 '껑충 껑충' 뛰어다니며 좋아했다.

지난 28일 오전(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시 '신-쉬포 클리닉'에서 만난 7명의 '우즈벡 천사'들은 파란 하늘만큼이나 해맑은 모습이었다.
특히 경인일보와 분당서울대병원 공동주관으로 한국에서 심장병 수술을 받았던 쇼히스타·디마·샤브캐트 등 3명은 불과 1년전 생사의 기로에 놓였던 아이들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건강했다. 현지에서 오목가슴과 언청이 수술을 받은 이로다(12·여)와 파루크(12), 이브라트(12)는 물론 두살배기 샤소다도 얼굴이 밝고 활기찼다.

쇼히스타의 어머니 이로다(29)는 “쇼히스타가 너무 건강해졌고, 학교에서도 100점을 받았다”며 “집이 멀지만(타슈켄트에서 5시간 거리) 한국에서 경인일보 기자분들이 온다기에 하루 전날 차를 빌려타고 왔다”고 말했다.
파루크의 어머니 우미다(42)는 “오목가슴인 아들이 수영장 갈때마다 부끄러워했었다”며 “아들에게 새 삶을 주신 한국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브라트는 “한국에 가서 축구를 배워 꼭 한국의 국가대표선수가 되겠다”며 태극기를 선물로 달라고 했다.
이들을 진찰한 신동호(43) '신-쉬포 클리닉'원장은 “한국에서 심장수술을 받은 아이들은 현재 모두 건강한 상태”라며 “다른 아이들 역시 상태가 매우 좋아 여느 아이들처럼 잘 놀고 있다”고 말했다.
=타슈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