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2002'.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가 월드컵 2회 연속 16강 진출은 물론 8강 진출의 대업을 노린다.
 한국을 비롯, 프랑스, 스위스, 토고가 맞붙는 '2006 독일월드컵' G조 조별리그는 조직력과 체력, 그리고 정신력이 승패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국이 16강에 오르기 위해선 조별예선에서 최소 5점 이상의 승점을 챙겨야만 한다는 게 축구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즉 1승2무나 2승1패의 성적을 거둬야만 승점 5점 이상을 챙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때문에 한국은 먼저 맞붙는 토고전을 통해 16강 진출의 향방을 가름짓는 중요한 일전을 치르게 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G조의 전력을 분석해본다.

 ▲한국=명성으로나 그간 기록을 놓고 볼때 한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아시아 최강자임에 틀림없다. 6회 연속 본선 진출은 아시아 최다 기록이고 이는 전 세계를 통틀어도 손에 꼽을 정도다. 한국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조별예선 첫 상대인 폴란드를 이기면서 4강 신화의 초석을 다졌다. 한국은 2002년월드컵 이후 강팀을 상대로 한 A매치를 많이 갖지 않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2005년 12월 현재 29위로 처져있지만 본선 32개국 랭킹에서는 11위에 올라있다.

 한국은 그동안 대표팀 감독을 2번이나 바꿀 정도로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암울한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이 부임하면서 차츰 안정된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선수들의 느슨한 행동을 연일 질타했고 그 결과 기존 선수들과 신진 선수들의 경쟁이 가속화되기 시작했다. 이를 입증하듯 한국은 유럽의 강호들인 스웨덴,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전에서 1승1무라는 성적을 올리며 만족스런 결과를 얻게 됐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철저히 준비한다면 2002월드컵의 성과에 근접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특히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토튼햄 핫스퍼), 안정환(FC메스) 등 월드컵을 경험했던 주축 선수들이 유럽에서 견문을 넓혔다는 점에서 대표팀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태극전사들은 K-리그 구단들의 협조를 얻을 경우 오는 15일 소집돼 6주간의 장기 전지훈련에 돌입한다. 아드보카트는 6주간의 강도 높은 전지훈련을 통해 또 한번의 신화를 창조할 계획이다.

 ▲토고=한국이 오는 6월13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간) 프랑크푸르트에서 2006 독일 월드컵축구 본선 G조 조별리그 1차전을 벌일 아프리카 토고는 한국이 16강 진출을 위해서 반드시 잡아야 할 팀이다. 지난 1974년부터 월드컵에 도전해 처음으로 본선에 오른 토고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6위로 G조에서 상대적으로 최약체로 평가된다. 아프리카네이션스컵 본선에 5회 출전했지만 모두 예선 탈락, 월드컵 본선 진출은 기적에 가깝다. 하지만 주축 선수들이 프랑스 등 유럽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데다 지역예선에서 2002 한·일 월드컵 8강팀 세네갈을 꺾고 독일행 티켓을 손에 넣을 만큼 탄탄한 전력을 갖춰 결코 무시할 만한 팀은 아니다. 토고는 포백 수비를 기본으로 한 4-4-2, 또는 4-3-3 포메이션을 구사하며 아프리카 특유의 유연성과 기술에 유럽식 축구를 가미했다. 무명의 토고는 이제 지난 2002년 처녀 출전국으로서 개막전에서 프랑스를 1-0으로 누르고 8강까지 올랐던 세네갈의 돌풍을 재현할 다크호스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공격의 핵은 프랑스 강호 AS 모나코의 최전방 중앙공격수로 활약중인 2004년 토고 올해의 선수 아데바요르로 한국의 경계대상 1호다. 1960년대를 풍미했던 토고 축구의 전설 프랑크 피아우를 이을 재목으로 국민적 기대를 받고 있는 아데바요르는 아프리카 지역예선 개인 최다골인 11골(12경기)을 터뜨려 토고의 독일행을 이끈 일등 공신이다. 지역예선 각각 6경기에 출전해 3골씩을 터트린 세리프-투르 마망과 아브델쿠바야도 요주의 선수다.

 ▲프랑스=한국이 6월19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맞붙게 될 프랑스는 브라질, 독일 등과 함께 이번 월드컵 우승후보로 꼽힐 만큼 강호 중의 강호다. 월드컵 본선에 11차례 출전해 자국이 개최한 1998년 월드컵에서 '아트사커'를 뽐내며 7전 전승으로 우승했다. 1986년과 1958년 월드컵에서는 3위, 1982년에는 4위를 각각 차지했다. 그러나 프랑스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16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처참히 무너졌다. FIFA랭킹도 5위로 밀려나 있다. 프랑스 국민의 희망은 '중원의 지휘관' 지네딘 지단(레알 마드리드)과 수비수 클로드 마케렐레(첼시)가 대표팀에 복귀했다는 것이다. 지단에서 최전방 티에리 앙리(아스날), 지브릴 시세(리버풀), 다비드 트레제게(유벤투스) 등으로 연결되는 공격 라인은 가히 세계 최강 수준이다. 또 미카엘 실베스트르(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릴리앙 튀랑(유벤투스), 마케렐레가 수비를 조율하고 비카시 도라쉬와 지단, 파트리크 비에라(유벤투스)가 허리를 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