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장도 타고 돈도 벌어 좋지만 무엇보다 소중한 건 가족입니다. 사실 오늘의 농장은 우리가족 모두가 일군 것으로 훈장도 가족 모두가 받은 거나 다름없지요.”

지난 3일 농업을 통한 산업발전 공로로 석탑산업훈장을 수상한 최길웅(57·포천군 영중면 양문리)씨. 수십년간 땀흘려 일궈낸 수확이기에 훈장도 돈벌이도 소중하지만 사실 최씨가 돈과 명예보다 소중히 여기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가족간의 사랑이다.

오늘처럼 최씨 가족이 큰 성과를 거둔 것도 알고보면 전형적인 가족농인 최씨가족의 협동정신에서 비롯됐다.

포천 토박이인 최씨는 지난 65년 양돈업을 시작으로 토끼, 소 등을 기르다가 밭·논농사를 거쳐 시설원예까지 안해 본 농사가 없다. 하지만 이들 농축산물은 가격변동폭이 크고 유통마진이 높아 제값을 받기가 쉽지 않았다.

이처럼 농업의 한계를 실감한 최씨는 97년 물류비용 등 불리한 입지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화훼재배를 결정했다. 7천800여평의 부지에 고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사피니아, 시크라멘, 제라늄을 재배하면서 기술개발, 직판장 운영으로 중간마진 절감, 대량출하로 안정적인 공급 등이 주효해 결국 3억원에 가까운 연소득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엔 인근 15가구의 농민들로 야생화 작목반을 구성해 초롱꽃과 구절초 등을 생산해 성공에 성공을 거듭했다. 포천군에만 3천여만원어치, 1만포기를 납품했다.

최씨가 특히 고심한 부분은 유통문제. 무엇보다 중간유통업자의 마진을 없애자 가격경쟁력이 생기고 현장에서 구입하는 만큼 품질 또한 우수해 양재동 화훼경매장, 일산의 경기화훼(농협직영), 구파발·미사리 꽃시장 등 대형 고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최씨의 이같은 성공뒤에는 가족들이 있다. 요즘 보기드문 전형적인 가족농으로 최씨의 부인 김성례(48)씨와 아들 민규(28)씨 부부 그리고 두딸이 있었기에 오늘의 결실이 가능했다.

특히 둘째딸 민선(23)양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화훼전문가가 되기위해 농민사관학교로 불리는 수원농업전문대학에서 3년간 닦은 실력을 아낌없이 발휘하고 있다.

부인 김씨는 “지난 5년간 며칠이나 쉬어봤는지 기억이 없다”며 “항상 불평없이 부모를 도와준 자녀들에게 고맙다”고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포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