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게 그을린 얼굴에 하얀 치아를 드러내고 “예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인사를 건네며 고객들에게 행복의 미소를 전하는 이가 있다.

행복의 미소를 전하는 주인공은 바로 의정부시 시설관리공단 소속 주차관리원 신해동(37)씨.

신씨가 근무하는 곳은 의정부시 의정부1동 중랑천변 공영주차장. 드나드는 자동차마다 밝은 미소로 맞이해 주변에서는 '인사 잘하는' 신씨를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다.

이달 초, 한 네티즌은 의정부 시청홈페이지에 신씨의 친절함에 대해 글을 올렸다.

“며칠 전 의정부1동 중량천변 공영주차장에서 한 젊은 운전자가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는데도 시종일관 공손한 태도로 고객을 대하는 주차관리원의 친절함이 너무나 아름다워 칭찬하고 싶다”는 글이었다.

신씨는 이에 대해 “정도를 넘어 함부로 대하는 운전자들에게는 저도 화를 내곤 합니다”며 빙그레 웃음 짓는다.

신씨는 “주차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안내문을 제대로 읽지 않아 오해를 많이 한다”며 “단지 이용 방법에 대해 다정하게 일러준 것뿐”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신씨가 공영주차장에서 근무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00년부터. 서울에서 대기업 화재보험사 대리로 근무하며 5천만원에 육박하는 연봉을 받았던 그였다.

그러나 모든 것을 청산하고 고향 의정부로 돌아왔다. “아내가 지난 97년 안산 친정에 가던 중 마주오던 트럭과 정면충돌, 그 자리에서 변을 당했다”며 그 당시를 회상하며 눈물을 비쳤다.

당시 보상지원과에 근무했던 그는 아내의 사고가 미심쩍어 소송했지만 지루한 법정공방 끝에 그에게 남은 건 IMF시기의 실직과 재산탕진뿐이었다.

단돈 500만원을 쥐고 2살 난 아들과 의정부에 와 처음에는 의정부1동사무소에서 등초본담당 공공근로를 시작했고 공무원의 소개로 1년 뒤 시험을 봐 시설관리공단 소속 주차관리원으로 근무하게 됐다.

과거에 비해선 보잘것없는 봉급이지만 매달 60만원씩 저축, 지난해에는 의정부시 금오동에 조그마한 아파트도 장만했으며 “현재 7살인 아들이 엄마를 찾지않고 문제없이 무럭무럭 자라준 것에 감사한다”고 소박하게 웃는다.

신씨는 “과거에 집착하면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며 “앞으로 몇년 더 고생해 돈이 모이면 7년 전부터 구상한 사회사업계획을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