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늦깎이 공부에 인생을 다시 배우고 있다는 이준호 회장은 손주뻘 되는 급우들과 함께 환하게 웃음지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젊음이 살아 숨쉬는 상아탑에서 나이어린 학생들과 머리를 맞대고 향학열을 불태우는 이준호(62·부동산협회 포천군지회장)씨는 '공부는 이제부터'라고 힘주어 말한다.

법학과 4학년인 이씨가 재학중인 대진대학교는 포천군 선단리에 위치, 뒤로는 왕방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학교를 감싸고 있는 경기북부의 유일한 종합대학교다.

오후 5시면 각종 법학교재를 가슴에 안은 고령의 학생인 이씨가 “안녕 친구들!” “안녕하세요. 선배님”하며 손자 손녀와도 같은 어린 법학도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를 주고 받으며 즐거운 마음으로 교실에 들어와 수업준비를 한다.

이 씨는 “할아버지 소리를 들어야 할 나에게 어린 학생들이 '선배님'이라고 불러주는 것이 마냥 즐겁다”고 말한다.

이 씨는 지난 2000년 10월 전국부동산중개협회 경기도지부 지회장 회의에 참석했다가 현 양주지회장인 강일형 회장의 권유로 경민대 부동산학과에 지원, 고교를 졸업한지 37년만에 '대학 정문'을 처음 밟게 된 것이 지금의 대학생활의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경민대 재학시절, 물론 야간수업이 쉽지 않으리란 짐작은 했지만 포천에서 봉천동 캠퍼스까지 2시간30분이나 걸리는 통학이 더 힘들었다”며 “당시 전문인들로 구성된 학급은 봉천동에 소재한 전국부동산중개협회 회관에 있는 경민대 부동산학과뿐이어서 서로가 이심전심으로 사업은 물론 인생을 다시 배우는 사회생활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2년을 하루도 빠짐없이 수업을 마친 뒤 새로운 도전정신으로 대진대 법학과에 편입하게 됐다는 것.

'Everything has a beginning(모든 일에는 시작이 있는 법)'.
이 씨는 “이제 인생을 다시 시작한다는 자세로 대진대에서 새로운 학우들과 조화를 이뤄 후회없는 학창시절을 낭만적으로 보내기 위해 어린 법학도들과 함께 유행가를 부르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배들의 표본으로, 또한 고령자로 올바로 처신해야하는 부담감으로 좀 어색하고 자유롭지 못한 점이 있으나 학생신분에 충실하려고 생각하니 오히려 자신이 떳떳하고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MT를 가서 밤을 새면서 학생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고 노래부르고 젊음을 만끽하는 시간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며 “학문이란 참으로 인생의 자산 1호”라고 이씨는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