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부패방지위원회가 전국 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반부패 체험수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진종국(55·안양시청 환경위생과)씨. 그는 “불의와 타협해선 안된다는 아내의 충고가 당시의 역경을 이겨내는데 큰 힘이 됐다”고 말한다.
“전관예우는 제도적 폭력이나 다름없습니다. 건수올리기식 수사로 억울한 공무원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수기에 응모하게 됐습니다.”
 
지난 6월 부패방지위원회가 전국 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반부패 체험수기 공모전에서 당당히 최우수상을 수상한 진종국(55·안양시청 환경위생과)씨는 “후련하다”는 말로 수상소감을 대신했다.
 
'공무도하가(公務渡河歌)'란 제목의 수기는 무당이던 백수광부가 무당의 지위를 잃고 물에 빠져 죽은 뒤 아내도 슬픈 노래를 부르다 물에 뛰어든 것처럼 진씨가 15년전 비리공무원이란 억울한 누명을 쓰고 2년여의 법정투쟁 끝에 복직되기까지 체험담을 담고 있다.
 
진씨는 지난 88년 난지도매립지에 용역업체들의 불법쓰레기 투기가 문제가 됐던 시절 5년간 시청 청소계에서 근무하며 불법 쓰레기 투기를 눈감아주고 78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당시 검찰조사에서 무차별 발길질을 받아야 했던 진씨는 고생하지 말고 보상금과 취직을 보장해줄테니 혐의를 인정하라는 시청의 회유까지 거부한 채 2년여의 힘겨운 법적투쟁 끝에 자신의 결백함을 입증할 수 있었다.
 
진씨는 “아마도 아내가 자신을 믿어주지 않았으면 억울함을 뒤집어 쓴 채 비리공무원이란 낙인이 찍혔을 것”이라며 “불의와 타협해선 안된다는 아내의 충고는 당시의 역경을 이겨내는데 큰 힘이 됐다”고 술회했다.
 
비록 복직은 됐지만 동기들이 과장으로 진급하는 상황에도 2년여의 공백 때문에 승진에서 낙오하는 등 이후에도 불이익을 당해야 했던 진씨는 “정년이 이제 2년밖에 안남았는데 무슨 욕심이 더 있겠냐”며 “대신 후배 공무원들이 나와같은 전철을 밟지 않도록 검찰과 사법부가 바로 서 깨끗한 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뿐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