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대표이사·차중근·군포시 당정동 27의 3)의 1천100여 직원들은 '나도 사장이 될 수 있다'는 생각과 목표를 갖고 있다.
 
창업주인 고 유일한 박사가 지난 69년 주주총회 석상에서 당시 조권순 전무에게 경영권을 승계한 이후 차중근 현 사장에 이르기까지 유한양행의 최고 경영자들은 모두 평사원으로 입사해 현 위치에 올랐다.
 
당시 '기업 경영에 정실이 개입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창한 유 박사는 회사 내부에서 성장해온 '준비된 인재'에게 경영을 맡기는 선진적 경영환경을 조성했다.
 
이러한 시스템은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면 인정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낳았고 급기야 전문경영인에 의한 내실경영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12월에는 한국경영인협회가 주관한 제1회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 & 가장 신뢰받는 기업'에 국내부문에서 선정됐으며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는 이미지 평판이 좋은 기업으로 유한양행을 두 번째로 손 꼽았다.
 
일제 강압 하에 있던 지난 1926년 12월, 민족의 생존과 민족혼 재현의 열쇠는 국민의 건강에 달려 있다는 자주독립정신에서 설립된 유한양행은 창업 이후 연구개발 능력을 강화, 최우수 의약품 생산을 기업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현재는 세계적 신약의 가능성이 보이는 위궤양치료제(YH1885)를 개발, 현재 임상 3상을 진행중으로 제품화를 앞두고 있다.
 
생산시설 투자에도 힘을 쏟아 군포공장이 지난 85년 국내 최초로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KGMP) 적격업체로, 중앙연구소가 88년 업계 최초로 우수실험질기준(KGLP) 적격 시험기관으로 지정됐으며 자회사인 유한화학은 200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생산 및 시설에 대한 적합 승인을 받았다.
 
특히 1천100여 임직원 가운데 창업주의 친인척이 단 한명도 없는 가운데 회사의 주요사안 결정을 이사회와 운영위원회의 협의를 거치도록 함으로써 전문경영인의 책임경영과 합리적 경영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한국전쟁 이후 단 한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
 
이는 창업주의 경영철학에 따라 노사가 상생(相生)하는 기업문화 창출에 정직한 기업활동, 건전한 기업윤리, 기업이윤의 사회환원과 함께 경영자와 종업원간의 각별한 신뢰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 된다.
 
지난 37년 국내 최초로 기업을 공개한 유한은 주식 일부를 종업원들에게 나눠 주는 등 현대적 의미의 '종업원지주제'를 실천하고 있으며 98년에는 상장사 최초로 임원은 물론 일반직원을 대상으로 한 스톡옵션을 실시, 현재 대부분의 임직원들이 회사 주식이나 스톡옵션 행사권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매년 경영진과 노조 대의원들이 회사경영에 대해 상의하고 친목을 도모하는 캠프 형식의 '노사합동연수회'를 갖고 있으며 신년 경영계획 브리핑 때 노조 대표들이 반드시 자리를 함께 한다.
 
차 사장은 “매주 한 차례씩 노조위원장과 전화로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고 있다”며 “노사관계는 전략적 차원의 머리싸움이 아닌 가슴으로 대화하는 믿음과 신뢰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구축된 노사간 신뢰는 97년 말 외환위기로 많은 기업들이 정리해고, 상여금 삭감 등 인위적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던 시절, 노조를 중심으로 한 직원들의 자발적인 상여금 반납 결의, 30분 더 일하기 운동 등으로 노사간의 화합은 물론 회사 발전에 큰 밑거름이 되고 있다.
 
'함께 이룬 기업 함께 나눠야 한다'는 큰 틀아래 '가장 좋은 상품의 생산, 성실한 납세,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을 기업 이념으로 삼고 있는 유한양행은 경영정보 공유, 열린경영 실천, 성과배분, 경영상황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2001 기업혁신 대상(국무총리상)', '2002신노사문화 대상(국무총리상)', '2003 경제정의기업 대상(경실련)'을 각각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