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남보건대학 최혜숙 교수(왼쪽에서 두번째)가 화성시 양감면 대양리 장애인 환자집을 직접 방문, 학생들과 함께 작업치료를 하고 있다. /김종택·jongtaek@kyeongin.com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도 행복합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장애인과 거동불편자, 편마비 환자들에게 재활치료를 하고 있는 동남보건대학 작업치료과 최혜숙(50·여)교수.
 
그는 언제나 자기를 찾는 전화가 걸려올 때마다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학 졸업후 13년간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에서 재활치료사로 근무하다 지난 99년 동남보건대학 작업치료학과 교수로 부임한 최 교수는 강의를 하면서도 재활치료를 받는 환자를 잊은 적이 없다.
 
학기중에도 재활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전화를 받으면 모든 일을 제쳐두고 환자에게 달려간다.
 
그렇게 환자를 기다리는 마음이 통했을까.
 
2000년 겨울 화성시 보건소는 재활치료 자원봉사를 해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최 교수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작업치료에 필요한 물품을 자비로 구입한 뒤 한 달에 한번 자신의 학과 학생 20여명과 함께 봉사활동을 시작한지 벌써 3년이 지났다.
 
환자들은 한결같이 “얼굴만 봐도 몸이 나아지는 것 같다”며 얼굴에 미소를 짓는다.
 
일반인들에게 조금은 생소한 재활치료는 뇌졸중으로 갑자기 몸이 마비된 환자라든가 장애인에게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운동이다.
 
최 교수의 재활치료 방법은 여러 가지 색의 블록을 들었다 내리는 단순한 운동이지만, 환자의 미세근육과 인지기능이 절대 필요한 치료다.
 
지난 14일 중풍으로 신체 오른쪽이 마비된 송기희(76·화성시 양감면) 할아버지는 최 교수가 온다는 말에 전날부터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
 
부인 이복신(68)할머니는 “나도 몸이 안좋아 운동을 시키지도 못하고 병원갈 여력도 안된다”며 “매번 이렇게 찾아와 운동시켜주니 너무 고맙죠”라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사회가 각박해져 믿을 사람이 없다지만, 최 교수처럼 소리없이 몸이 불편한 지체장애인과 거동불편자들을 찾아다니며 봉사하는 사람들이 있어 아직 우리 사회는 따뜻할 수밖에 없다. 어느 광고 문구처럼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정(情)'을 실천하는 최 교수는 장애인과 거동불편자의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