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내가 매달 3째주 일요일이면 구수한 자장면 냄새로 가득찬다.
 
광주지역 자원봉사단체들이 뜻을 모아 외식문화가 거의 없는 사회복지시설의 원생들에게 사랑과 정성이 가득 담긴 자장면을 만들어 한달에 한번 사회복지시설을 찾아가기 때문.
 
광주시 자원봉사단체연합회 소속인 광주로타리클럽, 민족통일연합회, 한마음교통봉사대, 청소년자원봉사 동아리 회원 등은 매월 세째주 일요일 새벽이면 누가 부르지 않아도 연합회사무실 건물안에 있는 주방으로 모인다.
 
광주지역 복지시설에 있는 900여명의 장애우와 노인들을 위한 즉석 자장면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들이 자장면 봉사에 나선 것은 2002년 4월부터.
 
몇몇 단체에서 개별적으로 실시하던 사업을 확대해 몸이 불편해 자장면을 맛볼 기회가 없는 관내 시설 장애우와 노인들에게 별미로 자장면 맛을 보여주려는 마음에서 시작됐다.
 
자장면을 만들고 배달하는 날이 되면 각 단체에서 나온 8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은 분주하지만 이젠 눈빛만으로도 손발이 척척 맞을 정도로 각자 역할이 분담돼 능숙한 솜씨로 구수한 자장면을 뽑아낸다.
 
900여 그릇의 자장면을 만들기 위한 7포대의 밀가루 반죽은 힘좋은 남자자원봉사자의 몫이고 2개의 가마솥에서 삶아지고 찬물에 헹구는 일과 자장 볶기는 여자회원들의 몫이다.
 
한마음교통봉사대 소속 택시기사들은 바쁜 일손을 쪼개 10여대의 택시를 동원해 다 만들어진 자장면을 10여개의 인가·비인가 사회복지시설까지 배달하는 일을 맡아한다.
 
또 한번에 30~40명씩 배식보조와 허드렛일에 참여하는 광주지역 청소년 봉사동아리회원들도 장애우나 노인들과 정담을 나누고 혼자서 자장면을 먹기 어려운 장애우를 도와주고 친구가 되어주기도 한다.
 
자원봉사자들은 자장면 오는 날을 달력에 표시 해놓고 손꼽아 기다리는 장애우들을 생각하면 비록 자장면 한그릇이지만 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것 같아 힘든것도 잊게된다고 말한다.
 
사회복지시설 향림원 관계자는 “중증 장애우들의 표정에도 자장면이 오는 날은 좋아하는 모습이 역력하다”며 “자원봉사자들의 노고에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광주시자원봉사센터 윤미자(39)실장은 “장애우에 대한 일반인의 선입견을 버리고 어려운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구성원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 봉사활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