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최북단 섬인 백령도내 육·해·공군 장병들이 백혈병과 싸우고 있는 해병 전우를 돕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해병대 흑룡부대 소속 배경민(21) 상병은 지난 4월 휴가 중 머리가 어지러워 병원에 갔다가 급성 골수성 백혈병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 소식을 접한 부대측은 해병대 뿐만 아니라 백령도에 있는 육군, 해군, 공군부대 등 타 부대에 도움을 요청, 헌혈증서와 성금 모금운동에 나서고 있다.

각 부대 장병들은 월급에서 조금씩 치료비를 보태고 자신들이 갖고 있던 헌혈증서를 흔쾌히 기증, 모두 230여장의 헌혈증과 성금 500여만원을 모았다.

헌혈증을 전달한 공군 김용휘(23) 상병은 “같은 해병은 아니지만 백령도에서 같이 근무하는 전우로서 도와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며 “빨리 쾌유해 건강한 모습으로 부대에 복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대병원에 입원해 치료중인 배 상병은 전우들의 뜨거운 전우애에 화답이라도 하듯 현재는 면회가 허용될 정도로 건강이 호전된 상태다. 그러나 무균실에서 항암치료를 받느라 한달에 1천여만원씩 드는 병원비는 배 상병 가족에게 여전히 큰 부담이다.

배 상병은 “백령도 전우들의 도움이 큰 힘이 됐다”며 “강인한 해병 정신으로 병마와 싸워 반드시 이겨 도움을 준 이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