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작고한 원촌(元村) 나명순 본보 부사장은 소설가이자 대학교수이며 언론인이었다. 지난 42년 충남 서천에서 태어난 그는 어려서부터 수재(秀才) 소리를 들었다. 글을 잘 쓰기로 유명한 문학청년으로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대학원(소설 전공)을 졸업하고, 바쁜 일정에도 올 2월 동대학원에서 현대문학 전공으로 문학박사학위까지 받은 학구파였다.
군에서 제대한 69년 이후부터 80년까지 11년간 고교교사와 대학강사를 지내면서 틈틈이 학문을 연구하고 집필활동에도 신경을 쓰는 '공부하는 선생님'으로 통했다.
그러던 그는 81년부터 언론인으로 변신한다. 조선일보 기자를 거쳐 세계일보 문화부장 사회부장 논설위원 편집부국장 등을 지내는 동안 왕성한 집필활동을 한다. 이미 고교교사시절인 73년 '판소리에 나타난 해학'이라는 책을 펴냈던 그는 기자시절인 지난 83년 불혹의 나이에 대한매일신문 신춘문예 소설부문에 당선돼 '늦깎이'로 등단한다. 문학청년으로서, '글쟁이'로서의 삶이 이 때부터 꽃을 피워 정인숙 사건(1988년), 작은 거인들(1988), 발명가, 알몸으로 떠나다(1989), 대한국인 안중근(1993), 뜨거운 겨울에서 영하의 겨울까지(1999), 어미 새의 노래(2000), 춤추는 빨간 장갑(2002)을 비롯한 숱한 저서들을 남긴다.
안중근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보여 93년 안중근 의사의 역사유적취재로 한국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언론인으로서, 소설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보였던 나 부사장은 지난 97년 가천길재단 회장 비서실장으로 인연을 맺어 경원대학교 교수, 부총장, 그리고 경인일보 부사장을 역임하게 된다.
본보 부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직원들을 동생처럼 아끼고,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데 남다른 노력을 했다. 기자들 전원에게 최신형 노트북을 지급한다든지, 취재차량을 지원하는 문제를 적극 해결하고 회식자리에도 나타나 정이 담긴 술잔을 후배들에게 권하는 등 이 시대의 휴머니스트로 통했다.
경원대 교수로서 정책조정실장과 부총장의 보직을 맡아 이 대학이 IT분야 특성화대학으로서, 수도권 명문대로 발돋움하는데도 불철주야 노력해왔다.
유족으로는 부인 조정희(59)여사와 도빈·도현·도윤 3형제를 두고 있다.
19일 작고한 나명순 부사장
입력 2004-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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