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은희씨는 인천을 국내 교육연극의 중심지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자신을 '교육연극에 미친 사람'이라고 말했다.

지난 30여년을 온통 연극에 바친 연극 연출자로 지난 92년 국내에 첫 선을 보인 '교육연극'(Theatre-in-Education·TIE)을 보급해 온 박은희(52·여·전 인천시립극단 예술감독)씨.

그는 문화관광부로 부터 1억2천여만원을 지원받아 인천시 남구가 다음달 30일 용현4동 천주교 성당 지하에 30여평 규모로 개관하는 국내 최초의 '교육연극 센터'(가칭)를 맡아 운영하게 됐다. 100여석의 소극장 규모지만 교육연극 전문극장이 인천에서 처음 문을 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장소는 용현4동 성당측이 10년간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내줬다.
 
배우들과 함께 개관기념 연극인 '신촌비둘기'(내년 1월1일~미정, 박은희 구성·연출) 연습에 한창인 25일 오후 남구 관교동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교육연극이 건전한 사회구성원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고, 여러 방면의 교수법으로 활용될 수 있다”면서 “이런 전문극장을 하나 꾸미고 싶었다”고 흡족해 했다.
 
국내의 '교육연극 전문극장 1호’를 운영하게 된 박씨는 87년 미국으로 건너가 92년까지 뉴욕과 영국 런던에서 교육연극을 공부하고 돌아와 교육연극 보급에 앞장서 왔다. 서울교육극단을 창단한 92년부터 국내에서 어린이, 청소년,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을 열었고, 이때부터 교육연극 전파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후에도 박씨는 인천시립극단 예술감독 겸 상임연출(1999~2003), 인천시민연극아카데미(인천연극사랑모임) 지도, TIE공연(쌘위치변주곡, 신촌비둘기, 월미도 갈매기) 등을 연출하며 연극을 통한 관객들의 사회화 교육에 정성을 쏟았다.
 
이번에 문 여는 교육연극 소극장의 개관기념 작품은 우리의 음주문화를 비판하는 박씨의 창작작품인 '신촌비둘기'. TV 프로그램 제국의 아침(동양원 부인), 무인시대(최충원 모)등에 출연한 한복희씨와 제4공화국(박정희 대통령), 전원일기(창수) 등에서 열연한 이창환씨 등 실력파 배우들이 함께 한다.
 
이 작품은 유흥가가 밀집한 신촌에서 비둘기가 날지 못하게 된 사연을 소개한다. 유달리 빛깔이 곱고 통통하게 살이 찐 신촌비둘기가 하늘로 날지 못하는 것은 신촌의 잘못된 음주문화 때문이라고 경고한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미국까지 건너가 교육연극을 전공한 박씨는 “서양연극이 잘 알려져 있지만 한국색을 담을 수 있는 한국적 연극을 하고 싶었다”며 “국내 교육연극의 중심이 내 고향 인천에서 부터 비롯될 수 있도록 산파역할을 해볼까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