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면적 450평 규모의 양주시립도서관에 가면 절로 얼굴에 미소가 돈다. 찾는 이들에게 언제나 편안함과 따뜻함을 주는 모나리자와 같은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10여년을 양주시립도서관에서 책 사랑으로 일관하는 홍승주(33·여자) 사서.
지난 94년 개관과 함께 이곳에 초임발령을 받은 그녀는 시립도서관을 단순히 책을 빌려주거나 시험공부를 위한 학습실 공간으로 인식하는 이용객들의 선입견 해소에 우선 노력했다.
그러나 지역내에 변변한 사립독서실조차 없어 관내 학생들과 시험준비생들이 멀리 타지역 독서실로 원정을 가야 하는 딱한 사정을 감안해 도서관 개방시간을 당초 오후 6시에서 오후 9시까지 3시간 연장하는 한편 자료실 열람시간도 오후 8시까지로 조정했다.
이와함께 주민들이 먼저 책과 쉽게 친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엄마와 어린이가 함께 하는 구연동화나 영어동화 독서지도 등 친화적 프로그램을 통해 이들에게 다가갔다.
특히 그녀는 도서관을 자주 찾는 주부회원 중 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로 구성된 한사랑주부독서회의 숨은 산파역을 했으며 이 모임이 올해로 여덟번째 문집을 발간하고 매년 아동열람실 회원을 대상으로 동화구연교실을 개최하는 등 실력있는 동호회로 발전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해 오고 있다.
도서관 안에 홍 사서의 정해진 자리는 없다. 학생들이 많이 찾는 방학기간에는 안내데스크가 그녀의 몫이고 어린이 현장체험학습이 있는 날이면 내부 견학과 설명에 앉을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인터넷 등으로 시민들의 욕구가 보다 다양성을 띠면서 도서관에도 변화의 물결이 밀려 들어 요즘 그녀의 일과는 더욱 바쁘다.
홍 사서는 5만여권에 달하는 소장 장서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나서는 한편 연령계층별 설문조사를 통해 신간 희망도서를 선정하고 베스트셀러를 제때 공급하는 등 이용객의 만족도를 높여 나가는 일에 고심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금년부터는 인터넷 동영상 강좌서비스를 제공해 학원에 갈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들에게 평생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내년부터는 전자책과 웹 기반학습자료로까지 서비스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어린이들에게 지성과 감성을 가르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책이란 생각에 변함이 없는 그녀는 “도서관에 오면 즐거운 일이 항상 기다리고 소중한 만남을 통해 행복을 공유할 수 있는 어린이 놀이터나 동네 쉼터같은 그런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며 “심리적 장애나 학습장애를 겪는 어린이를 위한 독서상담 치료도 병행할 수 있는 꿈나무도서관 건립도 하루빨리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