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는 낡아서 사라져가는 추억의 학교뿐 아니라 어린이들과 지역주민들에게 제2의 학습 요람으로 훌륭하게 자리잡을 수 있습니다.”

연천군 군남면 구 옥계초등학교를 개·보수해 한국자연생태과학교육원으로 운영, 폐교를 살아있는 학습장으로 가꾸고 있는 손일선(50·생태학) 박사.

직장생활을 정리한뒤 11년만에 만학의 꿈을 이룬 손 박사는 민통선 인근 조그만 마을에서 자연관찰학습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미래의 꿈과 희망을 열어주고 있다.

외관상으론 초라해 보이는 낡은 학교건물이지만 정문에 들어서자마자 조상들의 손맛과 전통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커다란 장류 단지가 전시되어 있다. 이곳을 찾는 어린이들은 조상 대대로 내려온 전통과학에 대한 손 박사의 설명을 듣고는 이내 호기심에 빠져든다. 이어 선사유적지견학, 모형항공기제작, 현미경 관찰학습 등 흥미진진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실험과학정신 기초를 쌓는다.

그는 천체망원경으로 토성과 목성 등 별자리를 관찰하고 어류, 양서류 등 해부실습시 몰입지경에 이른 어린이들을 볼때 밝은 한국미래가 점쳐진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이곳은 오히려 서울을 비롯 도시학교에 잘 알려져 지난해에는 1천400여명이 교육원을 방문했다.

폐교가 작업공간이 아닌 문화 교육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는 올해 이곳에 반딧불이를 인공증식해 어린이들에게 맑은환경의 중요성도 일깨워줄 계획을 세우고 있다. 마을 인터넷홈페이지도 제작해준 그는 1일부터 '제2회 여성문화예술제'를 열어 6월 12일까지 여성들에게 사랑, 평화 모성애를 주제로 생활축제를 마련했다.

기업체 후원을 받아 열게된 이번 축제는 신용불량자, 빈곤여성, 장애인들에게 수공예를 통한 소득사업도 전수해 자활기회를 제공하자는데 목표를 두고있다. 그는 지역어린이들의 무관심이 아쉽다며 이곳이 아니더라도 학부모와 학교가 과학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당부했다. =연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