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생계 지원을 받아 온 인천의 한 50대 여성 가장이 자립에 성공한 뒤 고마움의 표시로 수년째 동사무소에 쌀을 기증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인천시 연수구 청학동에 사는 이병옥(50·여)씨는 2003년부터 매달 동사무소에 쌀 20㎏씩을 보내고 있다. 이씨는 10년 전 남편과 이혼하면서 졸지에 두 자녀를 거느린 가장이 됐고, 월세방에서 어린 자녀들과 고단한 삶을 시작했다.
“가진 것도, 기술도 없어서 닥치는대로 일했지만 쌀이 떨어져 아이들과 굶는 날도 있었어요. 다행히 동사무소에서 생계비 지원을 받으면서 굶는 것은 면했지요.”
이씨는 아이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도배기술을 배워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하면서 생활은 조금씩 나아졌다. 3년전에는 작은 빌라를 장만해 세 식구의 보금자리도 마련했다. 집을 장만하면서 지난 2002년 말 국민기초생활수급대상자에서 제외됐다.
그는 어느 정도 형편이 나아지자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작은 일부터 실천했다. '배고픈 설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터라 정부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못하는 독거노인이나 장애인 가정에 쌀을 보내기 시작했다. 이씨가 매달 동사무소에 보내는 쌀 20㎏은 그녀의 부탁에 따라 익명으로 이들 가정에 전달되고 있다.
이씨는 “큰 도움을 주지도 못하면서 이렇게 알려지는 게 부끄럽다”면서 “우리가족이 사회의 도움으로 이렇게 생활할 수 있게 된 만큼 자녀들과 함께 앞으로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도움 받았으니 이젠 갚아야죠"
입력 2005-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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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02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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