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호에 국내외 구분이 있겠습니까.”
 푸른환경연합 김태동(47) 사무총장의 하루는 짧기만 하다. 야생동물들의 먹이를 주기 위해서 산으로 가야하고, 불법 폐기물을 감시하기 위해서 공사장으로도 달려가야 한다. 환경보호에는 무엇보다도 오염원 자체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지난 3년여 동안 기업인들을 상대로 한 강연만 70여차례다.

 이런 그가 최근에 또 다시 일을 벌였다. 지난달 2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순수 우리 이름으로 푸른환경연합의 총본부를 설립한 것이다. 우리 환경단체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독일 환경 단체들을 배울 필요가 있다는게 그 취지다.

 이에 앞서 지난달 2일에는 베트남 환경단체들과 함께 베트남 호치민시에도 지부를 설치했다.
 “국제사회가 어려웠던 시절 우리를 도운 것을 생각하면 우리도 국제사회에 눈을 돌릴 때가 됐다. 또 장기적으로 보자면 그것이 우리나라 국익에도 도움이 된다”며 베트남 진출 이유를 밝혔다.

 이로써 푸른환경연합은 국내 시민사회단체로 드물게 해외에 총본부를 두고 자체적인 국제네트워크를 갖춘 글로벌 환경단체로 발돋움하게 됐다.
 그가 환경운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대한조류협회에 가입하면서부터. 처음에는 야생동물 먹이나 줄 생각이었지만 직접 경험해 본 우리나라 환경문제는 그를 환경운동가로 변신하게 만들었다.

 결심이 서자 일사천리였다. 본업은 뒤로 미룬채 본격적으로 환경운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가족들의 반대가 심했지만 누군가는 환경운동의 중심에 서 있어야만 한다는 신념으로 밀어붙였다. 생계유지는 물려받은 유산과 강연료로 그럭저럭 해결한다고 한다.

 그는 인터뷰 도중 기존의 환경단체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우리나라 대개의 환경단체는 정책 중심적이다. 물론 큰 틀에서 정책은 중요하고 누군가는 해야한다. 하지만 정책 집행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그 기간에도 우리의 국토는 더러워지고 있다.”

 이것이 그가 법적·제도적 관심은 물론이고 고집스레 현장으로 달려가는 이유다.
 최근에는 초등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한 환경운동에도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다가오는 6월 5일에는 기업인들을 초청해 수원 캐슬 호텔에서 환경 세미나도 열 예정이다.
 “사실 회원이 1만6천명이나 되지만 여전히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누군가 해야 한다면 나라도 해야되지 않겠느냐”며 밝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