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공직사회가 지역발전의 새틀을 짜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동안 전형적인 공업도시로 서울이란 그늘에 가려 목소리 한번 제대로 못냈던 인천은 21세기 들어 인천국제공항 개항, 서해안 중심 발전추세,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 발전 전략 등 주변 여건변화에 따라 '제2의 개항기'를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가 생존전략 차원에서 추진된 경제자유구역법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 이에대한 후속조치를 시급하게 마련해야 하고 안상수 인천시장의 특명(?)인 '인천 미래비전 발전전략'에 대한 세부실행 계획을 짜느라 인천 공직사회는 정말 눈코뜰 새 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오히려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다.

일요일인 24일 오후 인천시의 '싱크탱크'인 기획관실. 다음주까지 마무리지어야 할 경제자유구역 준비기획단 출범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 기획단은 경제자유구역의 각종 업무를 총괄 운영하는 특구청이 신설될 때까지 한시 운영될 조직. 무엇보다 이 조직에 필요한 인력, 조직체계, 업무분장 등 초안을 잡는 일이 시급하기 때문.

인천시 신관 4층 경제정책과 앞 2평 남짓한 쪽방을 들어서면 긴장감이 감돈다.

이곳에선 내년 3월 출범을 목표로 각 부서에서 차출된 브레인들이 '인천개발공사' 발족을 준비하고 있다. 16개 시·도 가운데 11개 시·도가 이미 지난 89년부터 97년 사이에 개발공사를 설립한 후 지방재정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반면 인천은 이제 그 필요성을 느끼고 첫 발을 내디딘 셈이다.

인천개발공사 설립준비기획단은 타 시·도의 모범운영 사례를 검토하고 사업에 대한 발굴, 조직, 인력, 법령 및 조례 마련 등 공사출범에 필요한 기초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공직에 몸담은 지 28년째인 모팀장은 “정신이 없을 정도로 일이 떨어진다. 긴장을 풀면 오히려 병이 날 정도다. 요즘처럼 각 부서가 활기차게 움직인 적이 없는 것 같다”며 최근의 분위기가 오히려 어색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러한 분위기는 이 팀장만이 느끼는 게 아니다. 안 시장이 부임한 이후 인천시 공무원 대부분이 숨 한번 크게 내쉬지도 못하며 긴장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는 시장의 지시 때문만이 아니다.

공무원들 스스로가 그렇게 느끼고 변하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 대선을 앞두고 매스컴에 자주 오르내렸던 공직사회의 '무사안일' '눈치보기' 등에 대한 표현조차도 무색할 정도다.

◆ 외국어 열풍

'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Incheon will be designated in July next year as a free economic zone.” 인천이 내년 7월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다. 지난 18일 아침 8시 인천시 본청 4층 한 사무실로부터 들려오는 소리다. 국제업무를 타 부서에 비해 많이 담당하는 이 부서는 일찌감치 직원들의 국제화에 나섰다.

격일로 매주 3회씩 이뤄지고 있는 이 부서의 외국어 교육엔 국장까지 참가하는 열의를 보이고 있다. 과거 외국어 학습이 관심있는 공직자 개인적으로 이뤄졌던 것을 감안한다면 공직내부의 변화를 실감하게 하는 모습이다.

국제통상과 김영신씨는 “외국 출장때마다 영어정도는 해야지라는 절박한 생각이 들지만 출장이 끝나고 귀국하면 언제 그랬냐 하는 식이었다”며 “최근 경제자유구역법 통과 등 근무 환경이 변화되면서 인천을 찾는 외빈 영접과 안내정도는 직접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뜻이 맞는 선배, 동료직원들과 본격적인 외국어 공부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제자유구역법 국회 통과이후 인천시 본청 공직내부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무엇보다 경제자유구역법 국회 통과를 위해 최전방에 나선 기획관리실이 그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A4용지로 2천장에 가까운 경제자유구역법 관련 공문을 작성한 민병본씨는 “지난 5월 경제자유구역법(안)을 처음 접했을때만해도 인천이 국제도시가 되기는 되는건지 하는 의아심이 들었다”며 “그때만 해도 국제화는 일부 간부공무원들이나 몇몇 부서의 일이라며 흘려 듣곤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최근 들어 상황이 많이 바뀐것 같다”며 “내가 국제도시의 주인이 되지 않으면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좀 늦은감은 있지만 국제적 소양을 쌓는데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비단 기획부서나 국제업무를 전담하는 부서에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각 실국별 경쟁이라도 하듯 국제화 마인드를 갖추기 위해 저마다 독특한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아예 모 부서는 앞으로 각종 업무보고서를 영어로 작성한다는 당찬 계획까지 마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안상수 인천시장이 외국어 능통자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토록 지시함에 따라 공직내부의 외국어 열풍은 더욱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시 인터넷 홈페이지 '도전! 사이버영어'는 요즘 공직자들로부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 교육원에서 실시하는 단기 외국어 과정 역시 신청률